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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
정미진 지음, 오선혜 사진 / 엣눈북스(atnoonbooks) / 2015년 7월
평점 :
<뼈>는 영화와 애니메이션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정미진의 미스터리 소설이다.
주인공은 대학의 생명공학부 연구원인 준원. 어릴 때는 과학 영재로 두각을 드러냈지만, 지금은 대학원에서 시간 강사로 일하며 근근이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대학원 생활을 접고 유학을 준비하던 준원은 출국을 며칠 앞두고 이상한 일을 겪는다. 짐을 정리하다가 남은 김치를 나눠주려고 옆집 할아버지 댁에 들렀는데 집 안이 쓰레기장을 방불케 할 만큼 어지러웠다. 할아버지는 아무리 찾아도 없고, 방 한구석에는 싸늘하게 식은 백골의 사체만이 있었다.
경찰의 조사를 받고 겨우 풀려난 준원은 할아버지의 집을 정리하다가 수신인 란에 자신의 이름이 적혀 있는 택배 상자를 발견한다. 상자 안에는 시디 한 장과 카드 하나가 들어있다. 시디를 재생하자 2년 전에 헤어진 연인 하진의 모습이 나왔다. 놀란 준원은 카드를 다시 보는데, 카드에는 "5억을 들고 오지 않으면 살아서 보기 힘들 것이다."라는 메시지가 적혀 있다. 대체 카드를 보낸 사람은 누구일까. 2년 전 준원과 하진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질문의 끝에 사건의 진실이 있다.
사건의 진실을 쫓아가는 과정도 흥미롭지만, 이야기와 함께 배치된 감각적인 사진들이 소설의 재미를 배가한다. 숲 속에서 외따로 살고 있는 여자. 그 여자의 모습을 뒤쫓는 남자.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 잊고 싶지만 잊을 수 없는 과거. 파편처럼 떨어져 있는 이야기들이 하나로 맞춰질 때의 묘미도 괜찮고, 이야기 위를 둥둥 떠도는 사랑과 미련, 회한과 아쉬움 같은 감정들이 오랫동안 마음에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