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반점
정미진 글, 황미옥 그림 / 엣눈북스(atnoonbooks)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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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 거울을 봤는데 얼굴에 검은 반점이 나 있으면 어떤 기분이 들까. 놀라기도 하고 황당하기도 하겠지만, 제일 먼저 무섭지 않을까. 사람들이 내 검은 반점만 보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에.


정미진이 글을 쓰고 황미옥이 그림을 그린 동화책 <검은 반점>의 주인공 소녀가 딱 그런 상황이다. 아침에 일어나 거울을 봤는데 얼굴에 검은 반점이 나 있다. 사람들이 내 검은 반점만 쳐다보는 것 같아서 손으로 가려도 보고 마스크를 써 보기도 한다. 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검은 반점은 더 짙어지고 커지는 것 같다. 소녀는 자신의 검은 반점 때문에 고민하다가 다른 사람들의 반점을 보기 시작한다. 알고 보니 엄마의 등허리에도 나와 똑같이 생긴 검은 반점이 있고, 좋아하게 된 남자아이의 얼굴 위에도 검은 반점이 있다. 검은색만이 아니다. 빨간색, 파란색, 노란색, 파란색. 저마다 다른 색상, 다른 모양의 반점을 다들 하나씩 가지고 있다. 


소녀가 자신의 검은 반점만 의식할 때는 무채색이었던 세상이, 소녀가 다른 사람들의 반점을 의식하기 시작하자 총천연색으로 바뀐다. 세상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고, 그들은 모두 저마다의 반점을 가지고 있으며, 그것들은 내가 가진 반점과 같을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다. 같으면 같은 대로, 다르면 다른 대로 아름답고 위대하다. 검은 반점 하나로 이런 이야기를 펼치다니. 어제 읽은 <깎은 손톱>에 이어 또 한 번 예상치 않은 감동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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