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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te
최은영 그림, 차재혁 글 / 엣눈북스(atnoonbooks) / 2016년 8월
평점 :
잠깐 동안에도 수많은 말과 소리가 내 귀를 스쳐간다. 키보드 소리, 음악 소리, 스마트폰 진동 소리, 카톡 알림 소리, 사람들이 말하는 소리, 자동차 지나가는 소리 등등. 이 소리 저 소리 다 시끄럽고 제발 좀 조용히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이 책을 읽어보는 건 어떨까.
차재혁이 글을 쓰고 최은영이 그림을 그린 책 <MUTE>는 2016 볼로냐 아동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된 작품이다. '무언의, 말 없는'이라는 뜻을 가진 제목에 맞추어 책에는 제대로 읽을 수 있는 문장은커녕 단어조차 없다. 있는 것이라고는 흩어져 있는 알파벳과 숫자, 자음과 모음뿐. 작가는 이를 통해 우리 일상에 얼마나 많은 말이 넘치고 허무하게 사라지는지를 감각적으로 표현한다.
지난밤, 식구들은 모두 잠들고 시계 초침 소리만 들리는 방 안에서 이 책을 읽었다. 평소에는 문장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는 소설이나 에세이를 읽으면서 잠드는 편인데, 문장은커녕 온전하게 읽을 수 있는 단어조차 없는 이 책을 읽으니 마음이 차분해졌다. 귀에 들리는 말뿐만 아니라 눈으로 읽는 글자도 정신을 혼미하게 만드는 걸까. 가끔은 이 책처럼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는 동화책을 읽는 것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