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쇼 소녀 전래동화 1
키리오카 사나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7년 6월
평점 :
절판


옛날에는 빚 때문에 곤경에 처한 부모가 딸을 팔기도 했다. 키리오카 사나의 <다이쇼 소녀 전래동화>는 바로 그런 시대가 배경이지만, 만화의 내용이나 분위기는 밝고 따뜻하다. 때는 다이쇼 10년(1921). 부유한 가문에서 애정 외엔 아무 부족함 없이 자란 타마히코는 교통사고를 당해 어머니를 잃고 오른손을 못 쓰게 된다. 


집안에서는 타마히코를 위로하기는커녕 시골에 있는 별장으로 쫓아내 혼자서 요양하는 신세로 만든다. 타마히코의 아버지는 급기야 타마히코를 가리켜 무용지물이라고 하고, 형제들의 장래에 방해가 된다며 멀쩡히 살아있는 타마히코를 죽은 사람 취급한다(불쌍한 타마히코). 아버지에게 버림받은 타마히코는 살아갈 의욕을 잃고, 염세주의에 젖어 죽을 날만을 기다린다. 


그러던 어느 날 타마히코에게 아리따운 소녀가 찾아온다. 소녀의 이름은 유즈키. 부모가 타마히코의 아버지에게 진 빚을 갚기 위해 여학교를 그만두고 타마히코의 신붓감으로 팔려 왔다. 열네 살에 학교를 그만두고 신붓감으로 팔려왔으면 신세를 한탄할 법한데도 유즈키는 밝은 미소를 잃지 않고 타마히코를 극진히 보살핀다. 음식도 빨래도 청소도 잘 하는 유즈키 덕분에 집안은 사람 사는 꼴을 갖추고, 타마히코 역시 웃는 날이 많아진다(나도 이런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가끔 시니컬한 태도를 보일 때도 있지만, 그때마다 유즈키가 타마히코를 따뜻한 손으로 붙잡아준다. 


1권에서 최대 위기는 타마히코의 여동생 타마코의 등장이다. 유즈키보다 두 살 어리지만 키도 크고 어른스러운 타마코는 첫 만남부터 유즈키를 무시하고 오빠인 타마히코에게도 버릇없이 군다. 타마히코의 아버지를 보면 타마히코의 형제들 모두 성격이 더러울 것 같고 사이도 좋지 않은 듯하다(불쌍한 타마히코222). 하지만 어떤 사건으로 인해 타마코는 유즈키의 인품에 반하고 두 사람의 강력한 아군이 된다. 다음 권부터 타마히코의 가족이 차례로 등장해 두 사람을 괴롭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해본다 ㅎㅎ 


유즈키가 이렇게 귀여운데 나라도 반할 듯 ㅎㅎ 그림이 귀여워서 보고만 있어도 눈이 환해지고, 내용이 따뜻해서 읽는 내내 힐링되는 기분이 들었다. 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전개될지 기대된다. 일본에서 현재 4권까지 나왔으니 빠른 속도로 정발 되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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