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연 쇼콜라티에 7
미즈시로 세토나 지음, 서수진 옮김 / 대원씨아이(만화) / 2017년 6월
평점 :
절판


일본의 인기 아이돌 그룹 '아라시'의 멤버 마츠모토 준과 인기 여배우 이시하라 사토미가 호흡을 맞춰 화제를 모았던 드라마 <실연 쇼콜라티에>. 드라마 못지않게 원작 만화도 재미있다는 소문을 익히 들었는데 이제야 만나게 되었다. 


주인공 소타는 고등학교 때부터 짝사랑한 1년 선배 사에코를 돌아보게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초콜릿을 만드는 쇼콜라티에가 된다. 소타의 마음과 상관없이, 사에코는 요시오카라는 남자와 결혼해 유부녀가 되고, 사에코가 결혼을 했어도 포기하지 못한 소타는 초콜릿을 무기로 사에코와 밀당을 계속한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소타가 운영하는 가게 '쇼콜라비' 앞으로 사에코가 찾아온다. 남편과 사이가 틀어진 사에코가 무작정 집을 나와 소타를 찾아온 것이다. 소타는 사에코를 가게에서 재워주고, 두 사람은 이날 밤을 계기로 급격히 가까워진다. 


그렇다. 소타와 사에코는 불륜이다. 문제는 소타한테는 이러면 안 된다는 의식이라도 있는데(의식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게 문제다), 사에코한테는 이러면 안 된다는 의식조차 없다는 것이다. 남편이 아닌 다른 남자와 밀당을 하고 몸까지 섞었으면서 자신은 감정이 이끄는 대로 자연스럽게 행동했다고 한다. 자신에게 호감을 보이는 남자로 하여금 자신을 좋아하게 만들고 그 사랑을 즐기는 것이 뭐가 나쁘냐는 태도다(드라마를 본 사람들이 사에코에 대해 온갖 욕을 했던 게 절로 이해된다).


소타를 내심 짝사랑하고 있던 쇼콜라비의 스태프 카오루코는 소타와 사에코가 함께 지내고 있다는 사실을 소타의 아버지와 소타의 여자친구 에레나에게 알리지만, 카오루코의 기대와 달리 두 사람은 소타와 사에코의 관계를 인정하며 순순히 물러선다. 보다 못한 카오루코는 사에코에게 훈계를 하려다 오히려 난처한 상황에 몰린다. 유부녀인데도 소타의 사랑을 탐하는 사에코와, 사에코를 떼어놓고 소타를 차지하려는 카오루코. 누가 더 소타를 '진심으로 좋아하는' 지 묻는 사에코의 말에 카오루코는 답하지 못한다. 


이 만화에서 유일한 '상식인'으로 보이는 카오루코가 사에코의 연애 지론(간단히 말해 '좋아하게 만들고->좋아해 주면->나도 좋아하게 된다')에 설득되는 모습을 보니 답답했다. 사에코는 유부녀인데도 남자들한테 인기 폭발이고, 카오루코는 싱글인데도 썸남 하나 없으니 쉽게 설득되는 건 당연하다. 물가에 낚싯줄 하나 드리워 놓고 이제나저제나 때가 오기만을 기다리는 카오루코와 달리, 어장에 거대한 망을 드리워 놓고 필요할 때마다 한 마리씩 건져 먹는(?) 사에코는 일견 영리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게 얻게 된 사랑이 만족스러울까. 여러 남자들과 화려하게 연애하는 사에코가 행복해 보이지 않는 이유는 뭘까. 사람이 달콤한 초콜릿만 먹으면서 살 순 없는 것처럼, 연애도 사랑도 달콤함만 즐기다가는 내 안의 어딘가가 썩어 문드러지지 않을까. 아무래도 내 눈에는 사에코가 조금도 사랑스러워 보이지 않는다. 대체 소타는 이 여자의 무엇이 좋은 걸까. 그저 금지된 사랑에 매혹되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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