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이기 위해 2
하즈키 맛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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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똑같이 생긴 친구가 있다면 어떨까. 하즈키 맛차의 신작 <내가 나이기 위해>는 자신과 꼭 닮은 동급생 아유무로 인해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 남고생 슈운의 이야기를 그린다. 아유무는 안경을 쓰지 않았을 뿐 슈운과 똑같이 생겼다. 심지어 유치원 때부터 슈운과 친구였던 사나마저 헷갈릴 정도. 외모가 똑같으면 성격도 똑같아야 좋으련만 슈운과 달리 아유무는 성격이 쾌활하고 적극적이다. 성적도 좋고 친구들도 잘 따른다. 어느 날 아유무는 슈운에게 비밀스러운 제안을 한다. 아유무는 슈운인 척, 슈운은 아유무인 척하고 지내보자는 것이다. 


슈운은 친구들이 금방 알아차릴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 누구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심지어는 사나조차도 슈운이 아유무인 척하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 재미가 들린 슈운은 틈만 나면 안경을 벗고 아유무 행세를 한다. 슈운이 아유무 행세를 할 때 좋은 점은 슈운에 대한 친구들의 평가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슈운이 아유무 행세를 한다는 사실을 꿈에도 모르는 친구들은 슈운이 좀처럼 속내를 드러내지 않아서 답답하다고, 예전처럼 솔직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슈운은 친구들과 예전처럼 친하게 지내지 못하고 서먹서먹해진 까닭이 거기에 있다고 파악하고 특단의 조치를 취한다. 이제 아예 안경을 벗고 렌즈를 끼고 다니면서 보다 적극적으로 아유무가 되기로 한 것이다. 


아유무 행세를 하면서 자신에 대한 평가를 알게 되고 보다 적극적인 성격으로 바뀌는 것까지는 좋은데 문제는 사나다. 슈운이 아유무와 바꿔치기한 상태일 때 사나가 다가와 시간이 있냐고 물었다. 슈운을 빼놓고 아유무와 단둘이 놀러 가고 싶다는 사나의 말에 슈운은 상처를 받는다. 결국 슈운은 아유무인 척하고 사나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되는데, 알고 보니 사나는 슈운이 모르게 슈운의 생일 선물을 사고 싶어서 일부러 아유무를 불러낸 것이었다. 슈운은 사나가 자신을 위해 그만큼 배려했다는 사실이 기쁘지만, 이 날 이후로 사나가 (슈운이 연기한) 아유무에게 호감을 가지게 된 것 같아서 불편하다. 


한편, 아유무는 슈운의 행세를 하다가 슈운과 사나의 예전 친구들을 만나게 된다. 아유무로 인해 슈운과 사나도 예전 친구들을 만나게 되고, 예전 일들을 떠올리며 마음이 복잡해진다. 과연 슈운과 사나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슈운이 자신을 버리고 아유무 행세를 할 만큼 큰일이 있었던 걸까. 그림은 귀여운데 내용이 의외로 심오해 곱씹으며 읽게 된다. 나다운 게 뭘까. 나를 버리고 타인으로 산다는 건 어떤 걸까. 내가 변하면 친구도 변할까. 예전과 다르게 변한 친구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 작가의 답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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