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골 서점직원 혼다씨 1
혼다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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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가 배경인 <중쇄를 찍자>를 재미있게 봤다면 서점이 무대인 만화는 어떠신지. <해골 서점직원 혼다 씨>는 <중쇄를 찍자>에서 눈물 콧물 쭉쭉 뽑는 감동은 덜어낸 대신 절로 배꼽 잡게 만드는 유머는 꽉꽉 채운 코믹 오피스 만화다. 주인공 혼다 씨는 대형 서점직원. 서점직원이라고 하면 하루 종일 책에 둘러싸여 한가롭고 평화로운 나날을 보낼 것 같다는 인상이 있지만, 실제로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무거운 책을 들었다 놨다 하며 강도 높은 육체노동을 해야 하고, 남녀노소 각계각층의 손님들을 친절하게 맞이하고, 밤늦게까지 야근을 불사하며 '극한 직업'을 소화하느라 얼굴이 해골바가지가 되었다(ㅠㅠ).


최근 혼다 씨를 힘들게 하는 것은 개성이 진해도 너~ 무 찐한 손님들! 전 세계에 명성을 떨치고 있는 재패니즈 만화를 찾아 서점에 온 외국인들을 상대하기가 특히 어렵다. 첫인상은 선한 아저씨가 대놓고 18금 동인지를 찾지 않나, 머리부터 발끝까지 '나 오타쿠요.'라고 광고하는 듯한 청년이 <건담> 애장판과 <슬램덩크> 애장판 전권을 내놓으라고 하지 않나, 아시아, 중동, 심지어는 머나먼 북유럽에서 온 동인녀들로부터 '가장 파퓰러하고 핫한 BL'이 뭐냐는 질문을 받지 않나, 나 같으면 진작에 두 손 두 발 다 들었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혼다 씨가 매일 서점에 출근하는 것은 (실제로는 월급 때문이겠지만)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열정 때문. 책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그 마음, 왠지 알 것 같다ㅎㅎ


개성 강한 손님들 이야기 외에도 출판사 직원들과의 관계, 사내 교육 등 서점직원이 아니고는 알 수 없는 이야기가 연이어 등장한다. 업계의 실상을 폭로하는 뒷담화성 내용이 많지만 코믹하게 연출해서 무겁지 않다. 무엇보다 서점 매출을 올리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우는 만화에 관한 이야기가 많아서 만화 팬들은 두 배로 재미있게 볼 수 있을 듯. 다음 권을 어서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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