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오히려 중국대륙에서 중국 공산사회가 추진하고 있는 '인류 사상 초유의 일대실험'에 대해서 처음부터 그 사람이 갖고 대하는 선입관과 입장인 듯하다. (86쪽)


중국 정치에 무지한 탓인지, 중국 정치를 살펴보는 제2부에 진입하자마자 책에 대한 흥미가 급속도로 떨어졌다. 그래서 책 읽기도 매일 하겠다는 다짐을 어기고 오랜만에 재개했다. 이번에 읽은 <대륙중국에 대한 시각 조정>이라는 글에서 저자는 중국 정치 그 자체보다는 중국 정치를 바라보는 시각의 문제를 제기한다. 중국 정치를 바라보는 시각이 객관적이지 않고 주관적이거나 편파적이기 때문에 같은 현상을 두고도 성공 아니면 파멸로 나뉜다,


그러한 '주관'적 입장에서는 한 예를 들면 미국사회조차 전적으로 '풍요'일 수 있고 반면 전적으로 '빈곤'일 수 있다. 또 소위 사실이라는 것과 숫자의 요술도 문제다. 예를 들어 우리 사회를 평가하는 데도 다같이 정부나 한국은행 발표의 자료를 토대로 하면서도 하나는 세계 유례없는 발전이라 하고 하나는 외차파산과 비인간화의 표본이라고도 결론짓는다. 통계적 숫자나 소위 객관적 사실이라는 것도 다루는 사람의 입맛에 맞게 선택되고 엮어지고 이론화되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87쪽)

무엇보다도 위험한 것은 자기가 사는 체제나 자기가 믿고 있는 이념과의 원근 관계에서 무작정 긍정하거나 부인하는 태도이겠다. (93쪽)


그동안 나는 중국의 6,70년대에 대해 가난하고 암울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 책에 따르면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당시 중국은 과학과 기술 분야에서 눈부신 성장을 거두었고 국제 무대에서도 차근차근 입지를 다졌다. '도광양회'라는 말이 8,90년대 이후에나 해당하는 줄 알았는데 이제보니 중국은 훨씬 이전부터 '빛을 숨기고 은밀히 힘을 길렀다'.


한국은 어땠을까. 한국의 6,70년대 하면 정치적으로는 암울하고 경제적으로는 비약적인 성장을 한 시대로 생각된다. 그런데 정말 그랬을까. 요즘 정치 관련 팟캐스트를 듣고 역사 관련 책들을 읽어보면, 암울한 정치 상황 속에서도 바른 목소리를 냈던 정치인, 언론인, 학자 등이 있었고, 당시엔 경제 성장을 이끈 요인인 줄 알았는데 이제와 보니 한국 경제를 좀먹는 결과를 낸 것이 적지 않다. 어쩌면 나도 한국 현대사에 대해 누군가로부터 주입된 지식이나 이미지를 맹신한 것이 아닐까. 스스로 공부하고 계속 알아나가야 할 의미를 절실히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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