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괜찮지 않다 - 자신감과 열등감 사이에서 방황하는 여자들을 위한 심리처방전
배르벨 바르데츠키 지음, 강희진 옮김 / 와이즈베리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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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모 뷰티 유투버의 동영상 덧글란을 보다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언니 예뻐요', '화장 잘하시네요' 같은 칭찬에 대해 유투버가 '아니에요', '그런 말 마세요'라고 부정하는 덧글을 일일이 단 것이다. 직접 동영상을 찍어 올릴 정도면 자신의 외모나 화장 기술에 자신이 있는 편일 것이고, 자신이 없어도 남이 자기를 칭찬해주면 '고맙습니다' 정도로 대응하면 될 텐데 굳이 '아니에요'라고 반박하니 어색하게 느껴졌다. 그 유투버가 지나치게 겸손한 걸까 아니면 자신감이 없는 걸까. 


<너는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 <나는 유독 그 사람이 힘들다>의 저자인 독일의 심리학자 배르벨 바르데츠키의 신작 <나는 괜찮지 않다>를 읽다가 그 생각이 났다. 이 책에서 저자는 그동안 그가 천착해온 '상처받은 마음'에 관한 문제 중에서도 주로 여성들이 안고 있는 '여성적 나르시시즘' 문제를 제기한다.


여성적 나르시시즘이란 자기애적 성향을 일컫는 나르시시즘의 일종으로, 남성적 나르시시즘이 자기도취적이고 타인에게 배타적인 데 반해 자기를 비하하고 지나치게 주변 환경에 적응한 나머지 정체성을 잃어버리는 것이 특징이다. 적극적으로 자기주장을 관철시키기보다는 주변 사람들의 눈치를 살피며 얌전하게 순응하다가 자신의 의견을 잃어버리고 남에게 휘둘리거나 집착하는 성향을 보이는 것이 여성적 나르시시즘의 대표적인 양태다. 문제는 여성적 나르시시즘이 폭식증을 비롯한 섭식장애로 이어지기 쉽다는 것이다. 


여성적 나르시시즘과 폭식증이 무관하지 않은 것은 부모, 그중에서도 어머니의 양육 방식에 문제가 있어서일 가능성이 높다. 양육 시기에 어머니가 딸의 신체적 욕구와 감정적 욕구를 혼동해 딸이 울거나 보챌 때 감정적으로 달래주지 못하고 허기를 채워주기에 급급할 경우, 딸은 성인이 되어서도 슬픔이나 분노를 느낄 때 감정을 분출하거나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고 폭식 또는 거식하는 방식으로 해소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여성은 또한 부모 및 사회로부터 어느 때는 '여자답게 행동하라', 어느 때는 '여성성을 드러내지 마라'는 식의 모순된 요구를 받는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여성은 자신의 여성성을 자연스럽게 인식하거나 수용하지 못하고 여성성을 거부하거나 억압하게 되기 쉽다. 


저자는 여성적 나르시시즘의 부작용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자립심 향상과 긍정적 자기수용을 든다. 자립심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연습이 필요하다. 매사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 나를 어떻게 평가할까?' 등 수백 가지 생각을 하는 것이야말로 나르시시즘의 신호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남들과 터놓고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보고 평가하는지 이야기를 들어보자. 의외로 남들은 나를 자세히 보지도 않고 주의 깊게 평가하지도 않는다는 걸 알 수 있다. 


자신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는 방법으로는 '칭찬 카드 모으기'를 제안한다. 대단한 성과나 업적이 아니어도 좋다. 매일 밤 그날 했던 좋은 일, 재미있던 일, 기분 좋은 일을 적어도 세 가지씩 적으면 자신의 좋은 점, 아름다운 면을 인식하는 데 도움이 된다. 폭식증도 없고 우울증도 없지만, 


나도 가끔씩 내 의견을 표현하지 못해 끙끙 앓고 그런 나 자신을 비하하게 되는 때가 있다. '남들이 보는 나'를 지나치게 의식한 나머지 '진정한 나'를 아껴주지 못하는 때는 더더욱 많다. 누가 무심코 던진 말 한 마디에도 주눅 들고 상처받는 나를 위해, 나도 오늘부터 '칭찬 카드 모으기'를 해보련다. 매일 밤 일기에 오늘 했던 좋은 일, 재미있던 일, 기분 좋은 일을 적어봐야지. 그리하여 '괜찮은 나'뿐만 아니라 '괜찮지 않은 나'도 사랑하게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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