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탐험 - 최재천 교수와 함께 떠나는
최재천 지음 / 움직이는서재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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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늘 성공한 사람들의 완성품만을 보게 됩니다. 그래서 자신이 무언가를 해야 할 때도 그처럼 처음부터 완성품을 내놓아야 되는 줄 압니다. 그런데 사실 그 완성품은 수많은 수정과 덧붙임 끝에 만들어진 것입니다. 수정과 보완을 거듭하다 이쯤 되면 괜찮다고 생각해서 세상에 내놓은 것들이지요. 그래서 말입니다. 무언가를 할 때는 차근차근 과정을 밟아 나가야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하길 바랍니다. 단번에 눈에 띄는 성과를 내려고 마냥 기다리기만 하면 결국 아무것도 만들 수 없거든요. (p.9) 


'통섭의 거장' 최재천의 <생각의 탐험>을 읽는 내내 지나간 학창시절을 되돌리고픈 마음이 간절했다. 저자는 한국의 많은 청소년들이 대학입시를 준비하느라 정작 인생을 살면서 꼭 필요한 공부는 하지 못하는 현실을 안타까워한다. 이미 대학에서 배운 전공만으로는 먹고살기가 힘들어졌는데 한국의 중고등학교 교육은 오로지 명문대 간판 학과에 들어가는 것만을 목표로 하고 있으니 시행착오적이다. 저자는 한 사람이 최소 여섯 개 이상의 직업을 전전하게 되는 미래에 대비해 보다 폭넓은 공부와 독서를 할 것을 권한다. 이른바 '문과적 소양을 갖춘 이과형 인재'가 되기 위한 공부다. 왜 나에겐 이런 가르침을 주는 스승이 없었을까. 아쉬울 따름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인간, 생물 다양성, 기후 변화, 그린 비즈니스, 의생학, 반려동물, 통섭, 배움과 교육, 기획 독서, 남녀의 콜라보 등 청소년 독자들과 소통하고 싶은 10가지 의제를 제시한다. 이는 저자 자신이 지난 10년간 중요하게 생각하고 해결하기 위해 매달려온 의제이기도 하다. 한국에 처음으로 통섭이라는 개념을 소개한 학자이자 그 자신이 자연과학과 인문학을 넘나들며 다양한 책을 펴낸 작가답게 이 책의 내용도 이것과 저것을 '믹스'한 것이 많다. 가령 그린 비즈니스는 더 이상 환경 문제와 기업의 비즈니스가 별개가 아니며 융합되어야 한다는 내용이고, 의생학은 생물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시장에서 거래되는 제품을 개발하는 학문을 일컫는다. '환경 따로 경영 따로', '과학 연구 따로 이윤 추구 따로'라는 통념으로부터 벗어나길 촉구한다. 

그래서 더욱 독서를 일로 삼아야 합니다. 일이라 생각하고 꾸역 꾸역 억지로라도 읽어 나가야 이 장벽을 뚫을 수 있습니다. 국사를 전공한 사람이 나노과학 책을 읽게 되면 당연히 안 읽힙니다. 모르는 것이 너무 많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꾹 참고 두 번, 세 번 책을 읽고 나면 조금씩 아는 것이 생기고, 책장이 술술 넘어가기 시작합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 날 신문을 읽다가 나노과학 기사가 불현듯 눈에 들어올 것입니다. 그렇게 그 분야에 대해 알아가게 되는 것이지요. 이 과정을 이뤄 내려면 취미로는 되지 않습니다. (p.146) 

이 책은 청소년 독자를 위한 책이지만 성인 독자에게도 유용한 내용이 적지 않다. '기획 독서'에 대한 내용이 그렇다. 기획 독서란 흥미 위주의 취미 독서와 달리 '계획성 있게 공략하는 독서로, 전문 분야 외에 관심이 가는 분야가 있으면 그 분야에 대해 치밀하게 계획을 짜서 관련 도서를 읽는 것'을 말한다. 오로지 흥미 위주로 읽을 책을 정하는 나의 독서 방식을 반성해본다. 이 책에는 본문의 내용을 요약 확인하고 자신의 생각을 서술해보는 '생각 노트'가 따로 마련되어 있다. 청소년 독자라면 논술과 면접 준비에 활용하면 좋을 것이고, 성인 독자라면 주변 학생들을 지도하는 데 이용하면 좋을 듯하다.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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