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 카무이 1
노다 사토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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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년. 러일전쟁에서 '불사신 스기모토'라고 불릴 정도로 대단한 활약을 펼쳤지만 훈장도 연금도 받지 못하고 군대를 떠나야 했던 스기모토는 죽은 전우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홋카이도로 온다. 일본 최북단에 위치한 홋카이도는 한때 엄청난 양의 금이 발견되어 골드러시가 벌어졌던 곳. 스기모토는 골드러시가 진작에 끝나고 한산해진 홋카이도에서 사금을 캐며 한탕을 노린다. 그러던 어느 날 스기모토는 구미가 당기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홋카이도 원주민인 아이누인들이 그들을 박해해온 일본 본토인들에게 저항하기 위해 군자금으로 쓸 금을 모아두었는데 그걸 한 남자가 훔쳤다, 그는 금을 갖고 있던 아이누인들을 몰살하고 금괴를 어딘가에 숨긴 뒤 형무소에 들어갔는데 금괴를 숨겨둔 위치를 감옥 동료들의 몸에 문신으로 새겨서 남겨두었다는 것이었다. 그 이야기가 사실임을 알게 된 스기모토는 우연히 알게 된 아이누족 소녀 아시리파와 금괴를 찾아 떠난다.

 

<골든 카무이>를 읽자마자 대작의 기운을 느꼈다. 배경이 현대가 아니라 과거라는 사실도 매력적인데 홋카이도의 역사를 다루다니, 오호 신선해라. 홋카이도 하면 영화 <러브레터>의 배경이 된 오타루나 후라노, 비에이 등의 아름다운 풍경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지, 홋카이도의 슬픈 역사를 떠올리는 사람은 많지 않다. 홋카이도는 원래 일본 영토가 아니었다. 원주민인 아이누족이 자기들만의 문화와 풍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18세기 후반 러시아의 극동 진출을 막을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메이지유신 이후 일본 정부는 본격적으로 홋카이도를 개척했다. 말이 '개척'이지 실상 원주민인 아이누족을 몰살하고 약탈하는 것이었다. <골든 카무이>를 보면 일본의 그러한 '흑'역사가 자세히 나온다. 일본 본토인이 아이누들의 연어나 사슴 사냥을 금지하고 땅을 빼앗았던 것이나 아이누 소녀를 인간이 아닌 개로 취급했던 것이. 일본 역사를 잘 모르는 독자들에겐 홋카이도를 새롭게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야기 자체도 흥미롭고 박진감이 넘친다. 불사신으로 추앙받을 만큼 무공이 뛰어났던 스기모토가 금을 찾기 위해 아이누 소녀와 힘을 합친다는 설정부터 재미있다. 금의 존재를 알고 찾으려는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하나둘씩 나타나 스기모토와 아시리파의 뒤를 쫓는 것도 긴장감을 더한다. 과연 금은 어디에 있을까? 있긴 한 걸까? 어떻게 찾을까? 궁금증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여기에 홋카이도라는 미지의 땅이 선사하는 스릴도 있다. 끝없이 펼쳐지는 설산과 그 속에서 느닷없이 나타나는 곰이며 늑대 같은 야생동물들. 금을 둘러싼 인간들 간의 경쟁도 흥미롭지만 생존을 건 인간과 동물, 인간과 자연의 대결도 볼 만하다. 벌써부터 영화화가 기대된다. 그전에 2권부터 읽어야겠지만.

 

 

위 글은 대원씨아이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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