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 라이프 1
야요이소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6년 3월
평점 :
품절


야요이 소의 <ReLIFE 리라이프>는 사전 지식도 없고 기대도 없이 읽었는데 정말 재미있었다. 최근 읽은 만화 중에 최고다. 찾아보니 이 만화는 2013년 일본 코미코가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웹툰이 원작이다. 2016년 초 5권이 발매된 시점에 단행본 판매 부수가 100만 부를 돌파했다. 이 같은 인기를 바탕으로 현재 TV 애니메이션을 제작 중이며, 일본뿐 아니라 한국, 대만, 프랑스 등에서도 사랑을 받고 있다.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되어도 좋을 것 같다. 곧 좋은 소식이 들렸으면.


27세 청년 카이자키 아라타는 삼수 끝에 들어간 대학을 겨우 졸업하고 첫 직장에서 3개월 만에 퇴사한 게 결점이 되어 원서를 넣는 회사마다 떨어지는 취업 준비생이다. 그는 부모님으로부터 받던 생활비도 끊기고 정 안 되면 고향으로 돌아오라는 압박까지 들어오던 차에 '요아케 료'라는 남자로부터 수상한 '실험'에 참여할 것을 권유받는다. 실험의 내용은 알약을 먹고 10년 전의 자신으로 돌아가 1년 동안 고등학교에 다니는 것. 실험이 종료되면 생활비 지원도 받고 취업 자리도 알선해주지만, 1년 동안 카이자키와 알고 지낸 사람들은 카이자키에 대한 기억을 잃고 카이자키만이 기억을 간직하게 된다. 

계속되는 취업 실패와 생계의 압박 때문에 이것저것 따질 여유가 없던 카이자키는 이 수상하고 잔혹하기까지 한 제안을 덥석 받아들인다. 안 그래도 "인생, 다시 시작하고 싶다."라고 바라던 차에 1년 만이라도 새로운 삶을 경험할 수 있다면 좋은 일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면서. 고시 공부 기간까지 합쳐 4년을 취업 준비생으로 지냈던 사람으로서, 나라도 카이자키 같은 상황에서 그와 같은 제안이 들어오면 받아들였을 것 같다. 그때는 누구에게라도 내가 필요하다는 말을 듣고 싶었으니까.

그렇게 '다시 살게' 된 열일곱 청춘이 호락호락하지만은 않다. 액면가가 열일곱 살이면 뭐 하나. 정신이 스물일곱 살인데. 젊은 학생들 속에 있기만 해도 죄를 짓는 것 같고, 성인이 된 이후로 아무렇지 않게 피웠던 담배를 끊기도 어렵다. 그러다가 가방 안에 필통 대신 담배를 넣어 오는 바람에 (실제 나이로 따지면 자기보다 어린) 교사에게 꾸지람을 듣기도 하고, 삼수까지 했는데도 학과 내용을 다 잊어버리는 바람에 시험을 망치기도 한다. 그러면서 카이자키는 자연스럽게 자신을 돌아보고 자기에게 주어진 삶과 자기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미생>이 스스로를 루저라고 여기는 젊은이가 회사에서 삶의 고단함을 배우는 내용이라면, <리라이프>는 비슷한 처지에 놓인 젊은이가 학교로 돌아가 삶을 돌아보는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전체 이야기의 프롤로그에 불과하다는 1권만 보고도 이렇게 재미있는데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는 얼마나 재미있을지 기대된다. 어서 2권이 나왔으면.


위 글은 대원씨아이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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