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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동사니 정리의 기술 - 효과적인 정리 전략을 위한 테크닉
제랄린 토머스 지음, 제효영 옮김 / 시그마북스 / 2016년 2월
평점 :
절판
# <잡동사니 정리의 기술>을 읽고
이제까지 인테리어나 정리정돈에 관한 책을 수십 권은 족히 읽었다. 그중엔 미국 책도 있고 일본 책도 있는데 미국 책은 대체로 실망스러웠다. 이 책도 다르지 않다. 일단 집의 규모가 한국과 달라 응용하기 어렵다.한국은 방이 2~4개 딸린 아파트나 주택이 대부분이고 방 하나가 침실과 공부방, 작업실 등을 겸하는 경우가 많다. 이 책에 나오는 집들은 방이 전부 몇 개인지는 몰라도 침실과 홈 오피스가 구분되어 있다. 방 하나에 옷장이 서너 개씩 있고 창고도 따로 있어 수납공간이 넉넉하다. 2-30평대 아파트에 사는 처지로서는 그야말로 남의 집 얘기다.
# 정리에 대한 관점과 미학의 차이
정리에 대한 관점도 다르다. 정리의 기본은 '버리기'다. 이 책에도 버리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대목이 있지만, 무소유에 가까운 미니멀 라이프를 추구하는 일본 정리 책에 익숙해진 내 눈에는 부족하다. '설레지 않으면 전부 버려라', '최소한의 물건만 가지고 생활하라'고 조언하는 일본 책의 메시지가 내게는 더 와 닿는다. 물건을 보이는 곳에 늘어놓는 '보이는 수납'도 별로다. 색상도 통일되어 있지 않고 배열도 규칙적이지 않아 어지럽고 산만해 보인다. 애초에 물건이 적으면 정리하고 수납하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
# 정리에 주목하는 미국인들
이는 이 책만의 문제라기보다 대량 생산, 대량 소비가 보편화된 미국 사회 전반의 문제다. 한국이나 일본은 물가가 높고 주택 면적이 넓지 않아 많이 소유하는 걸 경계하는 문화가 있지만, 미국은 물가도 낮고 대량으로 사들인 물건을 보관할 공간도 넉넉하니 적게 소유할 필요성을 못 느끼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런 미국에서도 최근 들어 정리나 미니멀 라이프에 주목하는 사람들이 많다는데 이는 무슨 징조일까. 단순히 자기 삶을 돌아보고 주변 환경을 개선하고 싶어 하는 개인들이 늘어나는 것일까, 아니면 대량 소비 사회의 종말이 다가오는 것일까. 심상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