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 습관의 힘 - 하루 5분 나를 성장시키는
신정철 지음 / 토네이도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학창시절 새 학기마다 문구점에서 노트를 샀다. 사회인이 되고부터는 해마다 새 다이어리를 샀다. 그런데 그렇게 공들여 산 노트며 다이어리를 끝까지 제대로 써본 일이 없다. 처음 며칠은 글씨도 정성 들여 쓰고 자잘한 일까지 기록하지만, 점점 글씨는 흐트러지고 공백이 늘어난다. 그래서일까? 학교생활도 일도 생각처럼 잘 풀리지 않았던 건... 


저자 신정철은 2012년 9월 3일부터 본격적으로 메모와 노트 쓰기를 시작해 지난 3년간 극적인 변화를 체험했다. 메모를 바탕으로 작성한 블로그 글이 수백만 네티즌에게 공감을 얻었고, 체계적인 스케줄 관리를 통해 회사 업무를 잘 처리하게 되었다. 그간 작성한 노트를 보고 심리학과 마음공부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깨달아 사이버대에 진학해 상담심리학을 공부하기도 했으며, 장기간 켜켜이 쌓은 콘텐츠를 바탕으로 첫 책을 내기도 했다.


노트 작성을 통해 한 번 만나 바로 잊히던 사람과 같았던 책이 편지를 주고받으며 소통하는 사람으로 변했다. 노트 작성의 효과를 체험하다 보니 책을 읽고 메모하는 습관이 다시 책 읽기를 불러오는 선순환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책을 읽고 노트를 작성하는 것이 즐거운 시간으로 자리 잡았다. (p.35)


저자는 주로 읽은 책과 떠오르는 생각, 세미나, 팟캐스트 내용을 노트에 정리한다. 이 중 저자가 노트에 적어 가장 극적인 변화를 체험한 분야는 책이다. 책을 읽으면 책 속의 내용이 자극으로 작용해 머릿속에 반응(생각)이 생긴다. 이러한 반응을 놓치지 않고 붙잡기 위해서는 노트에 메모를 해야 한다. 저자는 '메모 리딩'을 소개한다. 메모 리딩은 책을 읽으면서 중요하다고 생각되거나 인상적인 부분을 발췌해 노트에 옮겨 적고 자신의 생각을 덧붙이는 독서법이다. 이렇게 하면 혼자서 하는 독서가 저자와의 만남이 되고 대화가 된다. 


메모 리딩이라는 용어가 있는지는 몰랐지만, 나도 오랫동안 메모 리딩을 해왔다. 차이가 있다면 중요하다고 생각되거나 인상적인 부분을 발췌할 때 끝까지 적지 않은 것이다. 책의 문장을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읽으면서 자리 잡았다. 책의 내용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고 글쓰기 비법까지 향상된다고 하니 앞으로는 대충 요약해서 적지 말고 문장을 제대로 받아 적어야겠다.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곧 질문하지 않는 사람이고, 메모하지 않는 사람이다. 다른 사람이 만든 정보를 소비하면서 느낌표만 있는 사람이다. 메모하는 사람은 생각하는 사람이고, 질문하는 사람이다. 물음표를 가진 사람은 해답을 찾는다. 정보를 만들고, 자신이 만든 정보로 다른 이에게 느낌표를 안겨준다. (p.73)


메모와 노트 쓰기는 남이 만든 창작물을 소비하는 '소비러'였던 저자를 직접 창작하고 생산하는 '생산러'로 바꾸었다. 저자는 대학 시절부터 과학소설, 미술, 사진, 댄스, 와인, 영화 등 다양한 취미를 즐기면서도 어딘가 공허하고 불안했다. 그러다 남이 만든 창작물을 소비하기만 하는 삶은 공허하고 불안할 수밖에 없으며 스스로 창작하고 생산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렇다면 무엇을 창작하고 생산해야 할까? 30년 넘게 살면서도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몰랐던 저자는 메모와 노트 쓰기를 통해 자신의 '진짜' 관심 분야를 알게 되었다. 인터넷과 모바일에 떠도는 누구나 다 아는 정보보다 자신이 손으로 직접 남긴 메모,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으로 채운 노트가 가치 있음을 알았다. 그리하여 일상에서 떠올린 물음표를 구체적인 정보로 변환하고 편집하여 독자에게 느낌표를 선사하는 정보 생산자이자 창작자로 거듭났다.


기록하는 사람의 삶에는 버려지는 시간이 적다. 그래서 그들은 같은 시간을 살아도 일반 사람들보다 더 많은 날을 사는 듯한 효과를 누린다. 기록하지 않는 사람의 인생은 표지만 있고 속은 비어 있는 책과 같다. 관찰하고 기록할 때, 우리가 만들어가는 인생이라는 한 권의 책은 반짝이는 일상의 페이지들로 빼곡히 채워진다. 엉성하게 채워져 있던 삶이 밀도 있게 변한다. (p.304)


이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다 쓰지 못하고 버린 노트와 다이어리가 눈에 아른거렸다. 이제 생각하니 그때 내가 버린 건 노트와 다이어리가 아니라 수많은 발견과 아이디어, 가능성이었다. 뭐라도 기록하고 정리하는 습관이 성공을 만든다는 걸 알면서도 쉬이 습관으로 만들지 못한 게 아쉽다. 지금 쓰는 노트와 다이어리부터라도 끝까지 빽빽하게 잘 써봐야지. 나의 삶도 저자의 삶처럼 반짝이는 일상으로 가득 차길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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