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방 소멸 - 인구감소로 연쇄붕괴하는 도시와 지방의 생존전략
마스다 히로야 지음, 김정환 옮김 / 와이즈베리 / 2015년 9월
평점 :
며칠 전 서울과 인천, 경기 지역에 경쟁률이 100:1에 달하는 유치원이 있다는 뉴스를 보았다. 이런 유치원들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정원 미달인 유치원은 전국적으로 58%에 달한다고. 교육부 관계자에 따르면 유치원 원아 모집 양극화 현상은 도농 간 인구 격차 탓이며, 농어촌 지역에서 도시로 유입되는 인구가 계속 늘어나는 한 유치원 경쟁률 쏠림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애는커녕 시집도 안 갔지만, 서울에 사는 사람으로서 심히 걱정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공교롭게도 오늘 읽은 <지방소멸>이라는 책이 위와 같은 문제를 다룬다. 저자 마스다 히로야는 1995년부터 2007년까지 3기에 걸쳐 이와테 현 지사를, 2007년부터 2008년까지 총무장관을 역임한 행정관료 출신이며, 2009년부터는 노무라 종합연구소 고문과 도쿄대학 공공정책대학원 객원 교수 등으로 재직하고 있는 공공행정 전문가다. 그의 저서 <지방소멸>은 2008년을 정점으로 인구 감소세에 들어선 일본이 앞으로 본격적인 인구 감소 시대에 들어갈 것이며, 대도시권을 제외한 농어촌 지역에서는 인구 감소가 이미 현실의 문제로 다가와 있다는 것을 설명하여 2014년 일본 최대 베스트셀러 경제서, 2015년 신서대상 1위에 올랐으며, 최근에는 KBS 다큐 <100세 사회의 경고>에 소개되기도 했다.
일본의 인구 감소는 지방에서 대도시권(특히 도쿄권)으로의 '인구 이동'과 깊은 관련이 있다. 일본 전체가 똑같은 비율로 인구가 감소하는 것이 아니라, 지방은 인구가 격감하지만 대도시는 지금보다 더 인구 집중이 진행될 것이다. (중략) 도쿄가 인구를 유지하는 이유는 지방에서 인구가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도쿄는 출산율이 매우 낮아서 인구 재생산력이 저조하다. 지방의 인구가 소멸하면 도쿄로 유입되는 인구도 사라져 결국 도쿄도 쇠퇴할 수밖에 없다. (pp.12-3)
논리는 간단하다. 지방에서 대도시권으로 인구가 유입되면 지방 인구는 줄고 대도시 인구는 늘어난다. 이 상태에서 출산율이 줄고 지방에서 도시로의 인구 유입률이 늘어나면 언젠가는 지방 인구가 사라지고 도시 인구도 증가 추세에서 감소 추세로 변화, 결국에는 사라지게 된다. 이는 한국의 문제이기도 하다. 대표적인 것이 앞에 예로 든 유치원 문제다. 농어촌 지역에서 도시로 유입되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농어촌 지역의 유치원은 정원 미달, 대도시 유치원은 100:1의 경쟁률이라는 양극화 사태를 맞이한 것이다. 지방소멸 문제는 지방 사람들만이 아니라 도시 사람들에게도 안좋은 영향을 미친다. 도시 인구가 늘면 일자리, 주거, 육아 등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고, 열악한 생활환경으로 인해 결혼, 출산, 주택 구입, 소비 등을 포기하는 사람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밖에 베드타운 신도시가 위험하다, 노인의 연금에 의존하던 지방 편의점과 주유소가 줄줄이 도산한다, 대도시는 지방의 젊은이를 빨아들여 저임금으로 쓰고 버리는 인구의 블랙홀이다, 지방 경제를 지탱하던 의료, 복지 분야 일자리가 축소된다, 인구감소를 멈추려면 많은 이민을 받아들여야 한다, 성장과 개발을 이야기하는 정치가를 멀리하라 등 충격적인 내용이 많다. 이 책을 읽고나서 한국 뉴스와 일본 뉴스를 보니 보이는 것이 다르고 느끼는 것이 다르다. 확실히 일본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노인 대상의 복지나 개호에 대한 논의가 활발했는데 최근에는 이민으로 포커스가 옮기려는 듯 하다. 한국은 앞으로 어떤 변화를 맞이하며 어떻게 대처할까. 많은 것을 생각케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