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셔터 걸 2
켄이치 키리키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오랜만에 동생과 명동 나들이를 했다. 명동을 가득 메운 외국인 관광객들 속에서 어디 맛있는 데 없나 찾고 또 찾다가 익숙한 꽁시면관으로 갔다. 마라탕면과 중국식 냉면을 주문했는데, 마라탕면은 훠궈를 연상시키는 맛이었고 중국식 냉면은 초가을에 먹으니 좀 쌀쌀했다.  먹고 마라탕면 때문에 얼얼해진 입안을 달랠 겸 공차에서 밀크티 빙수를 먹고, 광화문까지 걸어가서 교보문고에서 책 보고, 덕수궁 수문장 교대식도 보고, 대한문 바로 옆에 있는 유명한 와플집에서 와플도 먹었다. 덕수궁 돌담길도 걸었다. 다음엔 꼭 남친이랑 오자고 다짐하면서.



도심 속 나들이라고 하니, 며칠 새 몇 번이나 읽은 <도쿄 셔터 걸> 생각이 났다. <도쿄 셔터 걸>은 고등학교 사진부에서 활동 중인 여고생 유메지 아유미가 필름 카메라를 들고 도쿄 구석구석을 산책하며 도시의 역사와 문화의 정취에 빠져드는 과정을 담은 만화다. 1권을 읽고 너무 좋아서 2권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구입해 읽었다. 도쿄 도심에 머물러 있던 유메지의 발길이 2권에서는 도쿄를 벗어나 오사카보다 먼 효고현 타카라즈카시에 다다른다. 일본 전국의 고교생을 대상으로 하는 사진 고시엔에 도전하기도 하고, 필름 카메라를 고집하던 취향도 디지털카메라에 익숙해지면서 융통성이 생기게 된다. 그사이 몇 년째 공사 중이던 도쿄 스카이트리가 완공되어 도쿄의 스카이라인뿐 아니라 풍경 또한 변화를 맞이한다. 도시와 함께 성장하고 변화하는 유메지의 모습과 겹쳐 보여 흥미로웠다.
 

서울에서 태어났고 서울에서 산 햇수를 더하면 나이의 절반이 넘는데도 (한 사람의 정서를 형성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시기가 아닐까 싶은) 초, 중, 고등학교 시절을 서울에서 보내지 않은 탓인지 서울 내에 모르는 곳도, 안 가본 곳도 많고 서울 사람이라는 감각도 덜하다. 오늘 간 명동, 시청, 광화문 부근도 친근하게 느끼기 시작한 것도 아주 최근이다. 생각해보면 대학교도 멀지 않고, 안국역 쪽에 직장이 있었던 적도 있는데 갈 때마다 관광객 기분이었다. 오래 생활한 곳이라도 늘 가던 길만 가고 늘 보던 것만 보면 뜨내기처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한 손에 카메라를 들고 도시 곳곳을 누비며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특별한 사람을 만나며 충실히 살아나가는 유메지의 매일이 참 부럽다. 올가을엔 서울 곳곳으로 부지런히 다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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