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 미국 진보 세력은 왜 선거에서 패배하는가
조지 레이코프 지음, 유나영 옮김, 나익주 감수 / 와이즈베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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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학자 조지 레이코프가 2004년에 출간한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의 10주년 개정판이다. 부시 재임기에 나온 이 책은 미국 공화당의 전략을 언어적 차원에서 분석해 정치 전략 수립에 있어 프레임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그 결과 2008년 민주당의 오바마가 대선에 승리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을 받았다.


프레임이란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형성하는 정신적 구조물'로, '정치에서 프레임은 사회정책과 그 정책을 실행하기 위해 만드는 제도를 형성'하는 역할을 한다(pp.10-1). 프레임은 주로 언어를 통해 인식된다. 심지어는 어떤 프레임을 부정할 때도 그렇다.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라는 말을 들으면 자동적으로 코끼리를 생각하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공화당은 정치 전략 수립에 있어 프레임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인식하고 잘 활용해왔다. 감세 대신 '세금 구제(tax relief)', 온난화 대신 '기후 변화' 같은 말을 사용함으로써 자연스럽게 대중의 머릿속에 자신들의 프레임을 주입했다. 저자는 민주당이 공화당을 이기려면 상대의 언어 대신 자신들의 신념을 반영한 언어를 사용하라고 조언한다. 우리나라로 치면 공짜라는 뜻이 담긴 '무상급식' 대신 굶는 아이 없이 모두가 혜택을 받는다는 뜻을 강조한 새로운 개념을 강구하라는 것이다.


문화와 예술의 힘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저자는 1776년 미국에서 인권 선언이 이루어진 데에는 1760년과 1980년 사이 서유럽과 미국에서 개인의 심리묘사 중심인 소설이 폭발적인 인기를 끈 것이 큰 역할을 했다고 설명한다. 문화와 예술을 통해 새로운 견해를 받아들이고 다양한 관점을 수용한 예는 이밖에도 많다. 지금과 다른 세상을 꿈꾼다면 대중매체가 주입하는 문화를 소비하는 데 급급하지 않고 다양한 문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보는 것이 어떨까. 요원하게만 보이는 정치 변혁도 이러한 작은 노력이 이어지고 모이면 가능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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