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리술사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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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리술사>는 미야베 미유키의 에도 배경 시대물 시리즈 '미야베 월드 2막' 중에서도 <흑백>, <안주>에 이어 '미시마야 시리즈'에 속하는 세 번째 책이다. 미시마야 시리즈는 에도에서 세 번째 가는 주머니 가게 '미시마야'의 주인 이헤에의 조카딸 '오치카'가 '흑백'의 방에 찾아온 손님으로부터 항간의 신기한 이야기, 업보 이야기 등 온갖 인생담을 들어주며 가슴에 맺혀있는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가는 모습을 그린다. 한 화, 한 화 독립적인 이야기가 진행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오치카가 미시마야에서 생활하며 손님의 이야기를 듣고 성장해가는 과정을 그리기에 통일성이 있고, 오치카 외에도 오치카의 숙부 이헤에와 숙모 오타미, 오치카를 보필하는 오카쓰와 오시마, 오치카와 '썸타는' 사이인 리이치로 등 주변 인물들의 캐릭터도 생생하고 재미있다. 



<피리술사>에 실린 여섯 편의 이야기 모두 흥미로웠지만, 특히 <가랑눈 날리는 날의 괴담 모임>과 <절기 얼굴>이 인상적이었다. <가랑눈 날리는 날의 괴담 모임>은 오치카가 오랜만에 리이치로를 만나서 좋았던 것도 있지만, 늘 미시마야 한 켠에 있는 흑백의 방에서 찾아오는 손님의 이야기를 들었던 오치카가 특별히 밖으로 나가 다른 사람이 주최하는 괴담 대회를 본다는 설정이 신선했다. 처음엔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아니 그렇게 해주고 싶다는 외숙부의 청으로 마지못해 이야기를 듣는 일을 시작했던 오치카가, 점점 본격적으로 이야기 듣는 일에 매료되는 모습을 보니 재미있었다. <절기 얼굴>에는 절기마다 죽은 자의 모습을 하게 되는 남자가 나오는데, 이 남자의 배후(?)에 있는 인물의 정체가 아주 충격적이었다. 앞으로 미시마야 시리즈는 오치카가 이 인물과 대결하는(혹은 그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분투하는) 내용으로 진행되지 않을까 짐작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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