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란 무엇인가 - 한국 200만 부 돌파, 37개국에서 출간된 세계적 베스트셀러
마이클 샌델 지음, 김명철 옮김, 김선욱 감수 / 와이즈베리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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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도서로는 드물게 국내에서 200만 부 이상, 전세계 37개국에서 출간된 베스트셀러,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가 새롭게 출간되었다. 그가 한국에 '정의' 열풍을 불러일으킨 것은 2010년. 그 사이 한국 사회는 더 정의로워졌을까? 책을 읽으며 희망에 부풀었던 국민들의 기대와 달리 현실은 그렇지 못한 듯 하다. 모 대기업 오너 일가의 딸이 불미스러운 일로 이슈가 되지를 않나, 주민들의 횡포와 냉대에 시달리던 경비원이 목숨을 끊지를 않나, '정의란 무엇인가' 스스로 되뇌이다 못해 사회를 향해 외치고 싶어지는 일들이 연속으로 벌어지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정의란 무엇인가>가 재출간된 것은 어떤 의미인지, 책을 다시 읽으며 생각해 보았다.



저자 마이클 샌델은 한국어판 서문에서 지난 몇 년 동안 한국에서 가진 수차례의 공개 토론을 통해 "도덕과 가치에 관한 물음처럼 커다란 질문을 놓고 공개적으로 함께 추론하길 원하는 한국인들의 열망 혹은 갈증에 큰 인상을 받았다." 라고 밝혔다. 저자는 또한 2012년 아산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자료를 인용하며 "자기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부당함에 대한 비판을 한국인들이 미국인들보다 더 잘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저자의 분석대로, 한국이 다른 나라에 비해 유난히 문제가 많은 것은 아닐 것이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다른 나라 국민들보다 더 나은 삶, 더 나은 사회를 향한 갈망이 크고 그걸 공개적으로 표현하는 데 주저함이 없기 때문에, 사회 문제가 더 크게 부각되고 정의 혹은 불의에 대한 인식이 점점 높아지는 것이다. 문제의 원인이 사회나 국민들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면, 제기된 문제를 금방 바로잡지 않는 시스템에 있는 것은 아닐까? 재벌가의 횡포, 부조리한 갑을관계, 빈곤층의 몰락 같은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말만 풍성하고 흐지부지 되었다가 되풀이되는 것은 역시 문제가 생겼을 때 제도나 법률 등으로 시정하거나 보완하지 않기 때문이라고밖에 보이지 않는다. 



<정의란 무엇인가>가 유의미한 것은 그 때문이다. 이 책은 공리주의, 자유지상주의 같은 이념과 칸트, 롤스, 아리스토텔레스 같은 학자들의 사상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대리인 고용, 소수 집단 우대 정책, 충성심의 딜레마, 공동선 같은 이슈들을 소개해 도덕 철학적 사고방식을 다양하게 연습해볼 수 있게 돕는다. 만약 이런 연습이 잘된 사람들이 나라의 법률을 만들고, 회사의 제도를 만들고, 사업을 하고, 예술을 한다면 지금과는 뭔가 다르지 않을까. 국민 개개인이 정의에 민감한 것을 넘어서 생활 속에서 정의를 실천하는 그 날까지 이 책이 계속 읽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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