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껴쓰기로 연습하는 글쓰기 책
명로진 지음 / 퍼플카우콘텐츠그룹 / 2013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학부 때 정치외교학을 전공하고 경제학을 복수전공한 나는 취업할 때 이과 친구들이 참 부러웠다. 의약대나 공대 나온, 이른바 '기술' 있는 이과 친구들이 학부 졸업 전에 척척 취업에 ​성공하는 게 어찌나 좋아 보이던지.​ 고등학교 때 선생님들이 왜 ​이과 가라고 했는지 알 것 같았다. 하지만 이제는 문과생도 기술이 있다고 생각한다. 문과생의 기술은 책 읽기와 글쓰기다. 이과생 중에 책 읽고 글쓰는 친구들이 드물게 ​있기는 하지만 문과생처럼 압도적으로 많지 않고 깊이나 섬세함도 다르다. 


문제는 문과생들 스스로 이를 기술이라고 여기고 전문적으로 연습하거나 발전시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처럼 사회대를 나오든, 경영대나 법대, 인문대를 나오든 간에 문과 출신이 사회에서 하는 일은 대개 문서를 읽고 글을 쓰는 것인데, 막상 현실에서 만나는 문과 출신 중에는 맞춤법도 잘 모르는 이들이 많다(물론 나도 부족함이 많다). 하루에 한 줄이라도 글을 쓰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글쓰기에 남보다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하물며 나처럼 앞으로 책 읽고 글 쓰는 일을 취미가 아닌 업으로 발전시키고 싶은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다.


배우에서 작가로 변신한 명로진의 <베껴쓰기로 연습하는 글쓰기 책>은 최근에 읽은 글쓰기 책 중에 가장 좋았다.​ 저자가 직접 경험하고 실천하는 글쓰기 기술을 담고 있는 점이 좋고, 심산, 이철환, 한비야, 정혜윤 등 저자가 엄선한 작가들의 글을 베껴쓰기의 모범으로 제시한 점도 좋다. 저자가 소개하는 글쓰기 기술은 총 30개인데, 소설이나 시가 아닌 편지, 일기, 에세이, 블로그 포스팅 등 실용문을 쓸 때 필요한 팁 위주라서 실용적이고 어렵지 않아 누구나 지금 당장 글쓰기에 응용할 수 있다는 점 역시 마음에 든다. 여러 번 읽고 베껴쓰다보면 글쓰기 실력이 쑥쑥 향상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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