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의 힘 - 단순하고 강력한 삶의 기술
김용길 지음 / 행성B(행성비) / 2013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생은 B와 D 사이의 C다." 프랑스의 철학자 사르트르는 ​이런 말을 남겼다. 여기서 B는 출생을 뜻하는 영단어 'birth​', D는 죽음을 뜻하는 'death', C는 선택을 뜻하는 'choice'를 일컫는다. 문장 전체를 해석하면 "인생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선택의 연속이다" 정도인 셈. 정말 그렇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당장 오늘 아침만 해도 흰색 블라우스와 분홍색 블라우스 중 무엇을 입을지 한참을 고민했고, 지금은 점심으로 김밥을 먹을지 비빔냉면을 먹을지 고민이다(선택이라고 해도 고작 이 정도라니). 만약 아침에 일어나서 재빨리 입을 옷을 선택하고 점심 메뉴도 시원하게 결정한다면, 아침잠도 더 잘 수 있고 점심 직전의 업무 효율도 오를 텐데. 이놈의 C때문에 인생이 고달프다, 고달파. 



C, 즉 선택의 기술이 아주 중요한 직업 중에 편집자가 있다. <편집의 힘>의 저자 김용길은 ​23년 넘게 뉴스 편집자로 재직 중인 '편집 전문가'로, 이 책에서 그는 뉴스나 신문에서 쓰는 편집 기술을 일상 생활에도 널리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대표적인 예가 취업 자기소개서와 면접. 생각나는 대로 구구절절 말하기보다는, 해당 기업의 특성에 맞춰 자신의 경험과 기술에 우선순위를 정한 다음 일목요연하게 설명하면 짧은 시간 동안 자신을 가장 잘 어필할 수 있다. 편집력​은 이렇게 '복잡한 것을 단순화하고. 무작위로 널려진 것을 재배치, 재배열하여 질서를 부여'하는 기술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취업 외에도 정리, 공부, 행정, 업무 등에 편집력을 적용하는 방법을 쉽게 정리했다.​



"편집력은 복잡한 것을 단순화하고, 무작위로 널려진 것을 재배치, 재배열하여 질서를 부여한다. 사물과 사건의 나열 속에서 핵심을 선택하고 순서를 정한 다음, 제각각 본질에 걸맞는 이름을 지어주는 일이다. 삼라만상을 편집한다는 것은 그 존재의 최적화를 추구하는 행위다. 최적화는 넘치는 것은 줄이고 부족한 것은 채워 기질과 개성을 바탕으로 생존력을 아낌없이 발휘하는 상태다. 그러므로 존재는 끊임없는 편집의 결과다. 일상은 편집의 연속이다. 우후죽순 얽힌 만남을 가지런하게 바로잡고, 소중한 인연을 더욱 도탑하게 다독이는 인간관계는 편집의 산물이다." (pp.6-7)



편집 하면 뉴스나 신문 편집에 쓰이는 편집 기술 정도로만 생각하기 쉬운데 이를 일상 생활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콘셉트가 좋았고, 내용이 읽기 쉽도록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는 점이 좋았다. 다만 주제를 취업이나 정리, 공부, 업무 중에 특정하여 구체적으로 설명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고, 3장은 일상 생활이 아닌 뉴스나 신문 편집에 쓰이는 기술을 설명해 책의 콘셉트에서 벗어나는 듯한 느낌이 있었다. 마지막 4장의 <편집력의 달인들>은 편집과 무관해 보이는 내용도 더러 보여 사족같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