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의 공식 - 유쾌한 지식여행자의 재담 섭렵기 지식여행자 16
요네하라 마리 지음, 김윤수 옮김 / 마음산책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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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요네하라 마리의 <유머의 공식>은 생전에 유머를 몹시 좋아했던 저자가 유머를 분석하고 분류하여 방법론으로 제시한 일종의 매뉴얼이다. '사기 수법', '비극과 희극은 종이 한 장 차이', '동물과 아이에게는 이기지 못한다' 등의 제목이 붙은 각 장에는 동서고금의 ​유머의 기술이 담겨 있는데, 요 며칠 동안 밤마다 이 책을 읽은 내가 보장하건대 습득하기가 결코 쉽지 않다. 특히 각 장 마지막에 실린 응용문제는, 단언컨대 한 번도 답을 맞춘 적이 없다. (남을 잘 웃기는 분들, 존경합니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우스운 이야기가 대부분이지만 예상외로 진지한 이야기도 많다. 이를테면 이 책이 일본에서 출간되었을 당시 정권을 잡고 있던 고이즈미 정부가 선거 공약 이행을 명목으로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행한 것에 대해 저자가 '최우선시해야 하는 국익이라는 일을, 국내 선거 유세 때 한 공약이라는 소소한 일과 우선순위를 뒤바꿈으로써 일본을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뜨리는 유머 수법' (p.149) 이라며 강도 높게 비난한다든가, 자위대 파병, 오키나와 반환 문제 등에 대해 언급한 대목이 그렇다. 유머의 본질이 단순히 남을 웃기기 위함이 아니라 부조리한 현실과 어리석은 위정자를 조롱하고 비판하는 것임을 새삼 재확인 할 수 있었다.




와인 잔에 든 파리


세계 각지를 대표하는 사람들이 어느 레스토랑에서 한자리에 모여 식사를 하게 되었다. 

먼저 와인을 주문했는데 어찌 된 일인지 와인 잔 속에는 모두 파리가 떠 있었다.


스웨덴인은 바로 웨이터를 불러서 잔에 담긴 와인을 파리와 같이 버리고는 그 잔에 와인을 새로 따르라고 요구했다.

잉글랜드인은 새 잔에 새 와인을 따르라고 정중하게 요구했다.

핀란드인은 잔에 손을 집어넣어서 파리를 꺼내 버렸고, 와인은 그대로 다 마셨다.

러시아인은 파리가 든 와인을 한 번에 다 마셨다.


중국인은 파리는 먹었지만, 와인은 남겼다.

유대인은 파리를 잡아서 중국인에게 팔았다.

네덜란드인은 잔의 3분의 2까지 마신 다음에 클레임을 걸어서 와인 잔을 새로 가져오게 했다.

노르웨이인은 파리를 잡더니 그것을 미끼로 대구를 잡겠다며 총총히 사라졌다.


스코틀랜드인은 파리를 잡아 목을 조르면서 "네가 마신 와인 전부 뱉어내지 않으면 가만 안 둘 줄 알아라" 하며 술주정을 부렸다.

아일랜드인은 파리를 꺼내서 난도질을 한 다음, 다시 와인에 섞어서 잉글랜드인에게 선물했다.

미국인은 레스토랑에 소송을 걸어서 정신적 피해에 따른 보상으로 6500만 달러를 지불하라고 요구했다. (pp.1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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