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문장들+ - <청춘의 문장들> 10년, 그 시간을 쓰고 말하다 청춘의 문장들
김연수 지음, 금정연 대담 / 마음산책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언제부터인가 청춘에 대한 책이 많이 눈에 띈다. 출판계의 청춘 열풍에 물꼬를 튼 책 하면 김난도의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떠올리는 이가 많겠지만, 나는 김연수의 <청춘의 문장들>이 더 먼저 떠오른다. 나는 이 책을 대학교 때 중앙도서관에서 근로장학생으로 일하면서 읽었다. 처음엔 학생들이 하도 이 책을 많이 빌려 읽어가서 덩달아 빌렸다가 이런저런 핑계로 읽지 못하고 도로 반납했지만, 얼마 후 그 때 한창 좋아하던 사람이 가장 재미있게 읽은 책이라며 이 책 이야기를 해서 다시 빌려서 읽었을 때는 꽤 재미있게 읽었다. (사랑의 힘이란 ^^) 나중에 학교 졸업하고 다시 읽었을 때는 이 책을 무척 좋아하게 되었는데, 그래서 <청춘의 문장들+>가 나온다는 소식을 듣고 참 반가웠다. 처음 <청춘의 문장들>을 읽었던, 풋풋했던 그 시절이 떠오르기도 했고...

  

 

<청춘의 문장들+>는 <청춘의 문장들>이 나온 지 올해로 10주년이 되는 것을 기념하여 출간된, 일종의 에필로그 같은 책이다. 저자인 소설가 김연수와 서평가 금정연이 나눈 대담을 중심으로 신작 산문 열 편을 교차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김연수의 산문을 워낙 좋아해서 열 편의 새로운 산문을 읽으니 밥을 안 먹어도 배가 부르는 듯 했고, 금정연과의 대담에는 <청춘의 문장들>에 얽힌 에피소드부터 10년 사이 작가의 생각의 변화나 보충 설명 같은 것이 잘 나와 있어서 저자의 산문과 <청춘의 문장들>을 모두 아끼는 팬으로서 만족스러웠다. 이런 식으로 어떤 산문집이 오랫동안 독자들의 큰 사랑을 받아서 재개정판이 아닌 후일담 격의 책이 나오는 일이 불가능하지는 않아도 흔하지는 않은 것 같은데, 이렇게 <청춘의 문장들+>가 나온 것을 보니 <청춘의 문장들>이 얼마나 특별한 책인지 새삼 알겠다(그런 의미에서 언젠가 김중혁의 <뭐라도 되겠지+>가 나오는 것도 재미있을지도...^^).

 

 

<청춘의 문장들>을 읽으면서 좋았던 점이 작가 김연수의 청년 시절 이야기를 듣는 재미였다면, <청춘의 문장들+>는 그 시절이 현재 작가에게 어떤 의미인가를 알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가령 나는 대학교 때나 사회초년생 시절에 <청춘의 문장들>을 읽었을 때만 해도 김연수는 이런 청년 시절을 보냈구나 하고 지켜보는, 관찰자적인 느낌이었는데, 어느덧 서른 가까운 나이가 되어 <청춘의 문장들+>를 읽고 <청춘의 문장들>을 다시 읽어보니 청년 김연수의 모습에 나의 모습을 덧입혀보게 되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모습, 흠모하던 이의 갑작스런 죽음에 당황하는 모습, 내 것이라고 확신했던 것이 사라지는 것을 보면서 절망하는 모습, 깊은 밤 술에 취해 우울에 빠진 모습 등등 남의 이야기인 것만 같고 먼 시절의 회고록같았던 일들이 이제는 온전히 내 이야기, 내가 보낸 시절의 회고록으로 읽히다니. 그렇다면 언젠가 <청춘의 문장들+>도 지금처럼 저자가 아닌 나의 이야기로 재해석하게 되는 때가 올까? 그 때는 어떤 느낌일까? 어떤 작가 그리고 어떤 책과 함께 시대를 살고 나이를 먹는다는 것. 참 오묘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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