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에게 주고 슈퍼팬에게 팔아라 - 열성팬을 만드는 프리 마케팅 전략
니콜라스 로벨 지음, 권오열 옮김 / 와이즈베리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지만, 찾아보면 의외로 공짜인 것들이 많다. 음악만 해도, 유료 서비스에 가입해 음원을 사거나 음반을 구입해서 듣는 방법도 있지만, 라디오 음악 채널을 듣거나 텔레비전 음악 방송이나 뮤직 비디오를 찾아 보는 방법도 있다. 최근에는 유튜브에서 무료로 뮤직 비디오를 보는 이들이 많다. 나도 보통은 유료 서비스에 가입해 음원을 결제하는 식으로 음악을 듣지만, 새로운 노래를 찾고 싶거나 뮤직 비디오를 보고 싶을 때는 유튜브를 주로 이용한다. 물론 무료라고 해서 지불할 대가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유튜브에서 뮤직 비디오를 보기 위해서는 몇 초짜리 광고를 봐야 한다. 하지만 그 덕분에 소비자는 공짜로 음악을 들어서 좋고, 제작자는 저렴한 비용으로 광고를 할 수 있고, 잘하면 '강남 스타일'로 싸이가 세계적인 스타가 된 것처럼 비용 대비 천문학적인 수익을 얻을 수도 있다. 최근들어 음악 관계자들이 음원 순위나 음반 판매량보다 유튜브 조회수를 더욱 신경쓰는 건 이런 까닭이리라.

 

 

영국의 디지털 비즈니스 컨설턴트 니콜라스 로벨이 쓴 <모두에게 주고 슈퍼팬에게 팔아라>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프리 마케팅에 대해 설명한 책이다. 프리 마케팅으로 엄청난 성공을 거둔 예로는 싸이 이전에 레이디 가가가 있었다. 레이디 가가는 자신의 뮤직비디오를 유튜브에 무료로 업로드하고 트위터로 팬들과 소통하는 방식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그녀는 종래의 뮤지션들이 음반이나 음원 판매에 집중한 것과 달리 유튜브와 SNS를 활용해 전세계에서 다수의 팬을 확보하는 데 집중했다. 물론 공짜로 뮤직 비디오를 볼 팬을 찾는 게 진정한 목표는 아니었다. 그녀의 진짜 목표는 그녀의 음반과 음원, 관련 상품과 콘서트 티켓까지 기꺼이 구매할 '슈퍼팬'을 찾는 것. 슈퍼팬이란 다수의 팬이 치르는 비용의 10배, 100배, 1000배를 지불할 만큼 엄청난 애정을 가진 팬을 일컫는다. 아이돌 그룹이 가요 프로그램을 비롯해 버라이어티 쇼, 드라마, 시트콤, 영화 등으로 대중에게 얼굴을 알리고 그 비용은 소수의 팬으로 하여금 치르게 하는 것도 같은 원리다. 이들의 슈퍼팬은 이들의 음반과 음원은 물론, 그저 이들의 사진이 찍혀 있을 뿐인 관련 상품과 이들이 광고하는 제품, 콘서트 티켓 등을 모두 구매할 의사가 있기 때문이다(그래서 팬들은 스스로를 ATM이라고 자조하기도 한다). 

 

 

저자는 프리 마케팅이 출판 시장에도 지각 변동을 일으킬 것이라고 예고한다. 과거에는 작가들이 쓴 작품 중에 극히 일부만을 출판사의 편집자가 선별해 책으로 만들었지만, 전자책 출판이 가능해지고 블로그와 SNS 등을 이용해 작가 스스로 마케팅을 할 수 있게 된 지금은 출판사를 거치지 않는 1인 출판, 자가 출판을 하기가 훨씬 쉽다. 즉, 편집자의 게이트 키핑(gate keeping)을 거치지 않고도 책을 출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다면 앞으로 출판사와 편집자의 역할은 어떻게 달라질까? 아예 없어질 수도 있지만, 출판의 특정 부분만을 도와주는 컨설턴트 같은 역할을 하게 될 수도 있다. 프리 마케팅이 미래를 어떻게 바꿀지 너무나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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