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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천재가 된 홍 대리 1 - 중국에서 첫 사업에 도전하는 법 ㅣ 천재가 된 홍대리
김만기.박보현 지음 / 다산라이프 / 2014년 6월
평점 :
'농장의 경비 아저씨도, 차이란 경리님도 나에게는 훌륭한 꽌시다. 비록 큰 결정을 내려줄 수 있는 사람들은 아니더라도 결국은 그들이 모여 나에게 절호의 기회를 주었다.' '위치를 알려주지 말라'는 왕궈중의 지시가 있었음에도 경비는 홍 대리에게 차이란이 입원한 병원을 알려주었고, 차이란은 왕궈중과 만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마련해 주었다. 홍 대리가 부정적으로만 보았던 꽌시. 그중에서도 특히 하찮게 여길 수도 있는 위치의 사람들이 결정적인 도움을 준 것이다. '세상에 하찮은 꽌시란 없는 거로군.' (p.256)
중국에는 "사람의 마음을 얻으면 천하를 얻는다"라는 말이 있다. 삼고초려에서 알 수 있듯이, 중국에서는 '사람'을 중요시한다. 큰 성공일수록 혼자만의 힘으로는 만들어내기 어렵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 대부분은 사람 때문에 실패하거나 힘들어한다. 직원에 대한 불신, 파트너와의 마찰, 정부의 비협조, 소비자의 외면 등 모두 사람의 마음을 읽지 못해 발생하는 일들이다. 사람 관계를 중시하는 중국에서 비즈니스에 성공하려면 특히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p.302)
중국 시장의 규모는 인구로만 따져도 14억. 세계 소비 시장의 미래가 중국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매출에 있어 수출에 의존하는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 눈을 돌리는 것은 당연지사. 직장인은 물론 취업을 앞둔 취업준비생, 취업을 목표로 공부하는 학생들도 미리미리 중국을 공부해두면 좋을 것이다. 나 역시 그런 마음가짐으로 <중국 천재가 된 홍대리 1,2>를 읽었다. 이 책은 한국의 중견 커피회사 '빈하우스'의 중국사업팀 책임자 '홍대리' 홍규태가 중국에서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그린다. 1,2권으로 되어 있어서 분량이 만만치는 않지만, 스토리텔링 형식이라서 읽기 쉽고, 책 중간중간에 중국 비즈니스 노하우와 상식이 설명되어 있어 공부도 된다. 중국에 관심 있는 사람은 물론 당장 비즈니스에 필요한 지식을 얻어야 하는 사람에게도 적합한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단연 '꽌시'다. 우리말로 '관계'를 뜻하는 중국의 '꽌시'는 한국인들이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배경이나 인맥 정도가 아니라 큰일을 도모하기 위해 평생을 공들여 만드는 인적 네트워크, 진심에서 비롯된 신뢰 관계라고 보는 것이 더 맞다. 홍대리도 처음엔 꽌시를 잘못 이해해 애를 먹었다. 걸핏하면 중국을 무시하고 중국 문화를 폄하하는 발언을 해 어렵게 고용한 직원들을 내쫓다시피 했고, 하루 온종일 얼굴을 마주하는 사무실 직원들과의 관계도 서먹했다. 대관 업무 전담자 딩관제가 공상국이나 위생국 등 정부 공무원에게 선물값, 식사값 명목으로 들인 비용을 청구할 때마다 화를 냈고, 미국 유학시절 친구인 장펑이 어마어마한 꽌시를 활용해 일을 도와주었는데도 그 가치를 잘 몰라 일을 그르쳤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홍대리를 둘러싸고 있던 모든 문제를 단번에 해결한 키워드 역시 '꽌시'였다. '멘토' 금탄영의 조언을 받아 직원 한명 한명과 개인적으로 유대 관계를 가지게 되면서부터 홍대리는 중국 문화 전반을 달리 보게 되었으며, 그동안 무시했던 중국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활용해 회사 경영을 개선하고 직원들의 충성도도 높이는 효과를 얻었다. 또한 위기에 빠진 회사가 가까스로 회생한 것은 딩관제가 만든 꽌시 덕분이었고, 어렵게만 보였던 계약을 척척 따내 라이벌 회사를 견제하게 된 것 역시 홍대리가 작은 선물과 마음에서 우러나온 배려로 장기간 꽌시를 만든 덕분이었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꽌시의 위력을 제대로 이해했다. 나 역시 홍대리처럼 꽌시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부정적으로만 생각했는데, 홍대리의 변화를 보면서 세계 4대 문명 중 하나요, 오랜 역사를 지닌 중국의 비즈니스 문화가 서양의 그것에 무조건 뒤지지만은 않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비즈니스를 인간과 인간이 맺는 관계로 이해하는 중국의 문화가 더 고차원적이고 핵심에 가깝지 않을까. 꽌시를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중국 비즈니스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