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이기적인 반란 - 멈춘 내 인생을 움직이게 만든 저녁 사용법
윤정은 지음 / 팬덤북스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막연히 하고 싶다는 거와 실제로 해서 만족할 수 있는 건 다르다. 잘할 수 있는 건 다르다. 충고하고 싶은 게 고민만 하지 말고 주말이나 일주일에 하루 저녁 시간을 내서 그 시간에 하고 싶은 일을 시도해봐라. 자기가 뭘 하고 싶은지 모르겠다면 그 시간을 이용해 시도해봐라. 고민을 하는 건 좋은데 고민만 하면서 계속 세월을 1년, 2년 보내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p.39)

매일 반복되는 생활이 지겨워서 부리는 투정을 들을 때마다 의문이 솟는다. 매일 반복되지 않는 일이 세상에 존재하는가? 자유직의 대명사로 불리는 미술가, 음악가, 작가, 디자이너, 자영업자 등이 오히려 더 끔찍하게 같은 행위를 반복하며 살아간다. 계속되는 반복과 일상의 지루함을 견디는 것이야말로 실력을 키우는 방법이다. (p.45)

 

행복해지기 위해 인생을 살자. 가슴이 뛰는 목표가 있다면 퇴근 후에 경험하고 도전해보자. 길은 앞길도 있고, 뒷길도 있고 샛길도 있다. 여러 갈래의 길 앞에서 망설이고 우물쭈물하는 시간에 모든 길을 돌아보자. 만약 그 길 중에서 마음에 드는 길이 없다면 나만의 길을 만들자. 우리는 행복해지기 위해 일을 해야 한다. 일을 하기 위해 우리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란 말이다. 일을 하기 위해 존재한다면 매일 아침 강제수용소로 끌려가는 노예가 된다. 노비 문서는 이미 오래전에 불태워졌는데, 현대판 카스트 제도를 본인이 만들고 있지는 않은가? 일생에 단 한 번뿐인 오늘이다. 노비가 아닌 주인이 되자. (p.103)


우리네 인생에서 대부분의 일은 '안 해서' 못 하는 거지 '못해서' 못 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어떻게든 시간을 내면 된다. 시간은 남아서 쓰는 것이 아니라 찾아서 쓰는 것이다. (p.158)

 

 

퇴근 후에 뭘 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대학교 때는 학교 생활과 아르바이트, 인턴을 병행했지만, 학교에 다니지 않는 지금도 퇴근 후에는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실은 책을 읽는 것도 그나마 이게 가장 에너지 소모가 덜한 취미이기 때문이다. 쿠션 몇 개를 두툼히 받치고 침대 위에 누워 책장 넘기는 손과 눈만 움직이면 되니 이 얼마나 편한 취미인가! 이런 나를 비웃기라도 하듯 대학원에, MBA에, 학원에, 온갖 취미 생활을 하는 이들이 있는데, 나로서는 엄두도 안 난다.


하지만 이젠 각성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그야 지금은 직장이 밥은 먹여주지만, 평생 먹여주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이 확신으로 바뀌고 있는 요즘, 제2의 밥줄을 찾기 위해서라도 생활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팍팍 든다. 그래서 집어든 책이 윤정은의 <퇴근 후 이기적인 반란>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일주일 중 '삼' 일 '저녁' '세' 시간을 반복해서 한 가지 행위를 지속하는, 이른바 '삼삼한 저녁의 법칙'이라는 것을 제시한다. 퇴근하고 집에 와서 밥먹고 씻으면 얼추 여덟 시에서 아홉 시 정도 되는데, 이 때부터 잠들기 전까지 남는 세 시간 동안 일이 아닌 자기계발에 필요한 행위를 하라는 것이다. 그동안 나는 이 시간을 주로 데이트나 독서, 운동 등에 할애했는데, 데이트도 없고 독서도 시들한(?) 지금은 다른 일에 도전해봐야겠다. 뭘 해볼까? 공부? 자격증? 새로운 취미 도전? 벌써부터 마음이 들뜬다.


오늘 아침 어디선가 읽은 글에서 삼십 대의 장래에 대한 고민은 십 대나 이십 대의 그것과 사뭇 다르다는 내용의 문장을 보았다. 무슨 말인가 하면, 삼십 대에는 그동안 쌓은 경험들로 인해 자기 파악이 더 잘 되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장래에 대한 고민이 헛되거나 막연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고보면 내가 요즘 하고 있는 장래에 대한 고민도 막연한 현실 부정, 잘못된 주제 파악만은 아닌 것 같다. 무언가를 반복해서 한다는 건 그만큼 애정이 있고 열정이 있다는 것인데, 돈이 들어오는 것도 아니요 유명해지는 것도 아닌 책읽기와 글쓰기를 여태껏 해오고 있는 건 다 그만한 의미가 있지 않나 싶다(어떤 이에게는 이게 죽기보다 싫은 일일지도 모른다. 내가 어떤 일들에 대해 그런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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