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어느 맑은 아침에 100퍼센트의 여자를 만나는 것에 대하여 -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임홍빈 옮김 / 문학사상사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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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만큼 제목을 잘 짓는 작가가 또 있을까? 이 책의 표제작이 된 소설의 제목 <4월의 어느 맑은 아침에 100퍼센트의 여자를 만나는 것에 대하여>만 해도 그렇다. '4월의 어느 맑은 아침'이라는 말이 주는 영롱하고 찬란한 느낌만 해도 좋은데 '100퍼센트의 여자'라는 말은 신비한 기운마저 느껴진다. 그러고보니 마침 지금이 4월. 나는 누군가에게 100퍼센트의 여자일까? 100퍼센트의 남자를 찾은 것일까? 제목만으로도 이런 여러가지 생각을 떠올리게 만들다니. 하루키는 참 대단하다.



이 책은 하루키가 1981년부터 1983년까지 모 잡지에 연재한 18편의 단편소설을 담은 소설집이다. 책 자체의 두께도 그리 두껍지 않은데 18편이나 되는 작품이 실려있다는 것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작품의 길이가 무척 짧아서 금방 읽을 수 있고 부담이 없다. 지만 하루키의 소설을 여러 권 읽은 팬이라면 책에 실린 단편들 속 장면 장면이 결코 가볍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1Q84>, <태엽감는 새> 등 하루키를 대표하는 작품들의 원형이 되는 이미지, 상징들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으며, 심지어는 작년에 출간된 소설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를 연상케하는 장면도 실려있다. 대가(大家)의 연습장을 훔쳐보는 느낌이랄까? 올해로서 35년째를 맞는 '하루키 월드'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데뷔 초부터 천천히 완성되어 왔음을 절실히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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