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려령 <우아한 거짓말> ˝하하하하, 아 씨 ...... 나, 간다!˝ 만지는 손바닥으로 눈을 마구 비비며 일어섰다. 손등으로 눈물이 흘렀다. 가방을 메는 순간에도,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 ˝미라야, 우리 만지 바래다주고 오자.˝ ˝오지 마. 니들 보니까 열 받아. 다른 집 자매도 다 니들 같은 거 아니지? 나란히 음식 하고 언니가 숟가락 주면 동생이 젓가락 주고, 콜록대면 등 두드려주고, 그런 거 아니지?˝ ˝응.˝ ˝나오지 마.˝ 만지가 현관문을 열었다. ˝잘 가라......˝ ˝안녕히 가세요.˝ 미란과 미라는 현관에 서서 마중했다. 밖으로 나간 만지가 문을 닫았다. 미란과 미라는 다른 가족들에 대한 환상이 없었다. 사람 사는 거 다 같을 거라고 자신들의 비루한 삶을 위안했다. 그리고 오늘 보니 그 생각이 영 틀리지 않은 것 같았다. 하지만 더 이상 위안은 되지 않았다. (p.138) 하나뿐인 동생 천지를 잃은 언니 만지가 친구인 미란과 미라 자매를 보면서 부러움을 느끼는 장면입니다. 동생에 대한 그리움과 원망을 꾹꾹 누르며 씩씩하게 살고 있던 만지가 처음으로 감정을 폭발하는 장면이라 인상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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