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 <엄마, 일단 가고봅시다!>가 중국에서 동남아시아를 거쳐 중동, 이집트로 이어지는 여행 전반부를 다뤘다면, 후편 격인 이 책은 여행 후반부인 유럽 편을 담았다. <엄마, 일단 가고봅시다!>도 재미있었지만, 이 책이 훨씬 재미있었다. 그 이유가 뭘까 생각해보니,
첫째, 카우치 서핑을 시작했다. 여행 전반부에서 게스트하우스, 도미토리를 전전하며 고생고생했던 저자와 어머니는 유럽에서부터 숙박비도 아끼고 현지 친구도 사귈 겸 카우치 서평을 하기 시작했다. 처음에 저자는 어머니가 외국 사람들과 잘 어울릴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다는데, 웬걸, 한국 아줌마 특유의 친화력과 적응력으로 수많은 친구를 사귀고 친히 한국 요리까지 공수해 해먹이는 내공(!)을 보이셨다. 해외 여행 경험이 적은 나조차도 카우치 서핑을 시도해보고 싶어졌을 만큼. 덕분에 이번 책에서는 저자와 어머니뿐 아니라 현지에 사는 외국인들의 이야기까지 들을 수 있었다.
둘째, 저자의 어머니가 그토록 꿈꿔왔던 서유럽 땅을 밟았다. 저자는 대학교 때 배낭여행으로 유럽에 와본 적이 있었던 반면, 저자의 어머니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동안 기회가 없었던 건 아니었지만, 사별한 남편 생각에, 자식들 부담될까 하는 걱정에 선뜻 나서지 못하셨단다. 그래서인지 여행 전부터 다른 여행지에 비해 서유럽, 특히 프랑스에 가고 싶다는 로망을 적극적으로 드러내셨고, 마침내 파리에 입성했을 때는 무척 기뻐하셨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몇 년 전 부부동반으로 독일, 이탈리아 등지에 다녀왔지만 프랑스에는 아직 못 가보신 어머니 생각이 났다. 요즘은 터키, 크로아티아에 가보고 싶다고 노래를 하시는데, 언제쯤 보내드릴 수 있을런지.
셋째, 어머니의 여행 노트가 길어졌다. <엄마, 일단 가고봅시다!>와 <엄마, 결국은 해피엔딩이야!> 모두 저자의 글이 끝날 때마다 어머니가 쓴 여행 노트가 짤막하게 붙어 있는데, <엄마, 일단 가고봅시다!>에 비해 이 책에 실린 여행 노트가 더 길고 내용이 묵직하다. <엄마, 일단 가고봅시다!>에는 여행에 대한 설렘이나 여행을 하면서 느끼는 피로 같은 단편적인 감상을 적은 데 불과하다면, 이 책에는 좋은 곳에 가고 맛있는 것을 먹을 때마다 떠오르는,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자식들에 대한 고마움, 지난 인생에 대한 아쉬움과 앞으로의 날들에 대한 기대 등 속깊은 이야기들이 많이 실려있었다. 아주 짧은 글인데도 읽다보니 마음이 찡해지고 어떤 대목에서는 눈물이 핑 돌기도 했다.
이 사랑스러운 여행기가 1,2편에서 끝난다는 게 너무나도 아쉽다. '해피엔딩'은 다음으로 미루어줬으면 좋겠다.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