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는 힘 - 말없이 사람을 움직인다
아가와 사와코 지음, 정미애 옮김 / 흐름출판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몇 주 전부터 <라디오 천국>을 다시듣기로 듣고 있는데, 새삼 유희열의 화술에 놀란다. 그의 말솜씨야 오랜 청취자로서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십대 때는 그가 하는 '말'만 들렸다면, 서른 즈음인 지금은 그가 말하는 방법, 즉 화법이 귀에 들어온다. 그의 화술은 게스트와 대화를 나눌 때 더 빛이 난다. 그는 남녀노소, 직업과 관심사를 불문하고 누구와도 스스럼없이 편하게 대화를 나눈다. 진지할 때는 진지하고, 유머러스할 때는 유머러스하다. 그가 좋아하는 사람, 즐겁게 대화를 나누는 사람은 나도 좋아진다. 이 정도면 꽤 훌륭한 인터뷰어 아닌가.


일본의 전문 인터뷰어 아가와 사와코가 쓴 베스트셀러 <듣는 힘>에 따르면, 좋은 인터뷰어가 갖추어야 할 기술은 정확한 발음으로 말을 잘하는 것도, 촌철살인 같은 질문을 하는 것도 아니요, 잘 들으면서 말하는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이라고 한다. 20년 동안 1,000명이 넘는 유명 인사들과 인터뷰한 그녀는 '말을 배우는 데는 3년이면 충분했지만 말을 듣는 것을 배우는 데 20년이 걸렸다'고 털어놓으며 듣는 기술을 강조한다. 그러고보니 말을 하는 것만 배웠지 듣는 건 배운 적이 없다. 기껏해야 남(주로 어른)이 말을 할 때는 입다물고 조용히 들으라는 정도일까.



일대일로 나누는 대화는 의외로 섬세하다. 눈동자의 움직임 하나, 숨을 내쉬는 모습 하나로 '혹시 내 얘기가 재미없나?' 하는 의구심을 줄 수 있다. 상대에게 그런 불쾌감을 주지 않기 위해서 나는 되도록 쓸데없는 것을 배제하고 대화에 집중하려고 노력한다. '당신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성의를 보이는 것이야말로 대화의 기본이다. (p.50)

저자는 가능한 한 말을 줄이되 핵심적인 질문과 맞장구를 통해 상대가 편하고 자연스럽게 속깊은 이야기를 꺼낼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주로 인터뷰와 같은 일대일 대화를 상정하지만, 친구, 연인과의 대화, 소개팅, 면접, 회의 같은 상황에서 활용해도 좋을 것이다. 가령 소개팅에 나가면 내가 하고 싶은 말만 하지 말고 상대가 하고 싶은 말을 하게끔 유도한다. 상대의 말을 잘 들어주고, 맞장구도 쳐주고, 상대가 자기도 모르게 속깊은 이야기를 꺼내게끔 한다면 작전 성공! 잘되면 소개팅 결과도 좋을 것이고, 잘 안되더라도 좋은 인상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유희열도 방송에서 대화할 때 상대의 말을 경청하며, 상대의 말 속에서 다음 질문을 찾으며 대화의 물꼬를 튼다. 이제 보니 유희열은 말을 하기만 잘 하는 것이 아니라 듣기도 잘한다. 이래서 DJ로 시작해 현재는 TV 프로그램 진행자, 심사위원 등으로 활약하는 걸까. 듣는 힘이 얼마나 큰지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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