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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스크랩하다 - 10명의 여행홀릭 작가들이 소개하는 트래블 스크랩북
히라사와 마리코 외 지음, 박승희 옮김 / 인디고(글담)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여행을 스크랩하다>는 아트 디렉터, 콜라주 페이퍼 작가, 핸드메이드 작가 등 10명의 작가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여행을 기록한 트래블 스크랩북을 소개한 책이다. 일본은 실용 예술의 역사가 길고 디자인이 발달한 나라답게 이런 종류의 독특한 컨셉의 책들이 많다. 만듦새는 또 얼마나 아기자기하고 단정한지. 읽는 내내 눈이 즐거워 탄성이 절로 나왔다.
작가들은 태그, 클립, 폴라로이드, 숍 카드, 현지 신문 등 일상적이고도 여행지의 정서가 물씬 풍기는 다양한 소재를 사용해 스크랩을 만들었다. 나는 스크랩북이든 다이어리든 뭔가를 꾸미는 건 젬병이고 기껏해야 글로 끼적거리는 정도라서, 책을 보는 내내 작가들의 상상력과 꾸미기 실력에 감탄했다. 어쩜 이런 아이디어를 냈을까. 색감과 구성 또한 훌륭하다. '일상 예술화'라고 했던가. 자신이 두고두고 보는 것들을 이렇게 예쁘게 꾸밀 수 있다면 부러 작가나 아티스트가 되지 않아도 행복하고 뿌듯하겠다.
책 후반부에는 작업에 참여한 작가들의 인터뷰도 실려 있다. 예술에 관심 많은 사람으로서 예술가들이 어떻게 영감을 얻는지는 늘 관심사다. 예술을 비싼 재료와 기구들을 구입하고 대가로부터 수업을 받아야만 배울 수 있는 것으로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런 작가들을 보면 예술은 돈이 아니라 관심과 재미에서 출발하는 것 같다. 좋아하고 즐거우면 돈을 안 들이고도 이렇게 아름다운 것을 만들 수 있다. 이것이 왜 예술이 아니겠는가. 칙칙한 일상에 예술이라는 양념을 뿌리고 싶을 때 훌훌 들춰보면 좋을, 여행보다 아름다운 여행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