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명품 강의 - 우리의 삶과 사회를 새롭게 이해하는 석학강좌 서울대 명품 강의 1
최무영 외 18인 지음, 김세균 엮음, 서울대학교 사회과학연구원 기획 / 글항아리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2005년 이맘 때쯤 나는 고등학교 졸업과 대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었다. 지겨웠던 입시 공부로부터 벗어나 새롭게 생활을 시작한다는 설렘도 컸지만 두려움도 컸다. 수강신청, 학점, 동아리 같은 용어들은  생소했고, 중간, 기말 시험이나 레포트 작성 같은 것도 어렵게만 느껴졌다. OT나 MT에서 만난 선배들은 강의만 잘 들으면 된다고 쿨하게 말했지만, 그 강의라는 것도 고등학교 때까지의 수업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진행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쫄아있었다'. 막상 입학을 하고 학기가 시작되니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깨달았지만 말이다. 


그 시절에 이 책 <서울대 명품 강의1,2>를 만났으면 좋았을 것 같다. 1,2권을 합쳐 모두 서른두 명의 서울대 교수들이 참여한 이 책은 인류학, 심리학, 경제학, 정치학, 사회학, 수의학, 물리천문학 등 다양한 전공의 서울대 인기 강좌를 글로 엮은 것이다. 서울대생이 듣는 강의 내용이라고 해서 겁먹을 필요는 없다. 내용은 몰라도 수준은 일반 대학교에서 학부나 학과 진입시 듣는 개론 과목이나 교양 수업 정도다.  
  

대학 졸업한 지 어느덧 4년째에 접어드는 나는 요즘 학계에서 어떤 것이 이슈인지 궁금한 마음에 읽어보았는데, 전공보다 타전공의 이슈들이 재미있었다. 요즘 젊은이들의 역사, 특히 현대사 인식 문제(1권 2강 역설의 한국 현대사, 그 인식과 계승), 인류학에서 보는 한국 가족제도 문제(1권 6강 한국 가족제도와 '가장의 반란'), 법학에서의 젠더 문제(2권 7강 성문제는 법조계에 드리워진 그림자다), 언론과 소셜네트워크의 관계(2권 1강 소셜네트워크의 세계에는 비밀도 독점도 없다) 같은 이슈들이 특히 재미있었다. 역시 나는 과학보다는 인문, 사회과학 분야가 적성에 맞다.


서울대 사회과학연구원에서 기획한 책이라서 그런지 정치학, 경제학, 인류학 등 사회과학의 비중이 여실히 높다. 사회과학 전공자로서 뿌듯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했다. 뿌듯한 건 좋아하는 분야를 전공으로 선택해 공부한 게 헛되지 않았기 때문이고, 부끄러운 건 졸업 이후 성실하게 공부하지 않아서 지식을 더 발전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혹자는 사회적으로 알아주는 전공을 하라고도 하고, 돈이 되는 공부를 하라고도 하지만, 내 생각에 공부는 평생 지고갈 십자가인 것 같다. 무겁고 부담스럽긴 해도 내 맘에 쏙 드는 십자가를 진 게 다행인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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