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프터 컴퍼니 - 두 개의 월급을 만드는 퇴근 후 회사
박병주.김주혜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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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에 따르면 '당신이 직장에서 느끼는 체감정년은 몇 살인가?' 라는 질문에 직장인의 52퍼센트가 '37~40세'라고 답했으며 '46세 이상'이라고 답한 사람은 8퍼센트에 지나지 않았다고 한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이십대 초중반에 처음 입사하고, 최근에는 이십대 후반 또는 삼십대 초반에 신입사원으로 들어가는 이들도 적지 않다는 점을 감안할 때 고작 십여 년 후인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을 정년으로 예상한다는 사실은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일까? 오랫동안 직장인의 투잡(two-job)은 사회적으로 (회사에 따라서는 법적으로도) 금기시되었지만, 언제부터인가 자랑스럽게 부업을 공개하는 모습을 적잖이 보고, 사회적으로도 장려되는 분위기다. 막연한 일 같지만 둘러보면 남의 일만도 아니며 먼 일도 아니다. 당장 내 주변만 보더라도 직장 생활에 환멸을 느끼거나 인간관계에 지쳐 '딴주머니'를 차다가 급기야 자기 사업을 시작한 친구가 있고, 급기야는 비슷한 친구들이 하나둘 늘어나고 있다. 그런 친구들을 보면 내가 너무 나태하고 대책없는 건가 싶은 마음이 든다.


<애프터 컴퍼니>의 저자 박병주는 연구원으로 직장생활을 하면서 인터넷에서 베이비시터를 중개하는 '이모넷' 사이트 창업에 성공, 두 개의 직업과 직함을 가진 투잡족의 대표적인 사례다. 많은 사람들이 입사를 하면 그 때부터는 회사에서 출세할 생각만 하며 다른 걱정은 하지 않는데, 저자는 평생직장의 개념이 붕괴되었다는 것을 일찌감치 깨닫고, 당장 회사를 그만둬 월급을 받지 못하게 되더라도 하루 5만원을 벌 수 있는 현금흐름을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이름하야 '애프터 컴퍼니'. 한 달에 월급을 두 번 받는 그의 비결은 무엇일까?


전통적으로 월급쟁이가 '딴 주머니를 차는' 방법으로는 크게 특허, 부동산, 주식, 인세 - 이렇게 네 가지가 있다. 하지만 고도의 기술을 가지고 있지 않는 한 특허를 출원하기란 어렵고, 부동산과 주식은 경기의 흐름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단점이 있다. 비교적 쉬운 게 책을 써서 인세를 받는 방법이지만, 이 또한 모든 사람이 시도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보기 힘들다. 


애프터 컴퍼니는 '두 개의 월급을 만드는 퇴근 후 회사'라는 의미이다. 일단 회사에 다니면서 월급 대체 현금흐름을 만드는 법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쉽게 생각하면 된다. ... 개념이 너무 추상적이라 낯설다면, 두 번째 월급을 편의상 월세 수입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 설령 몸이 아프거나 부득이한 사유로 첫 번째 월급이 끊기더라도, 월세를 받으며 버틸 수 있는 경제적 상태가 된다. 늘 쪼들리는 월급쟁이 생활에 이런 상황이 펼쳐진다면 신나지 않겠는가?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뛰지 않겠느냐는 말이다. (pp.76-7)


저자는 대신 '애프터 컴퍼니'를 만들 것을 제안한다. 구체적인 지침은 다음과 같다. 첫째, 월급쟁이 신분을 유지하라. 하고 싶은 일이 있다고 무작정 뛰어들어선 안 된다. 직장생활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것도 적지 않고, 애프터 컴퍼니를 운영하면서 얻은 지식이나 기술을 업무에 적용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사업이 불안정한 초기에 경제적 안정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좋다. 둘째, 법인을 세우고 부자들의 방식으로 게임을 하라. 법인을 세우기 위해서는 법인 설립의 절차와 실무를 알아야 하고 자본금도 필요하다. 법률, 회계, 세무, 노무 등 사업에 필요한 공부도 해야 하며, 본격적인 사업에 앞서 사업 계획서도 써야 한다. 하지만 이 모든 과정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발판이며 자기 계발에게도 도움이 된다. 어려워 보인다고 지레 겁먹지 말고 공부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하라.


셋째, 우리 사회의 가장 값싸고 유용한 자원, IT를 적극 활용하라. 저자 역시 인터넷 사이트를 창업하여 지금의 성공을 거두었다. 책에는 이밖에도 유아교육 관련 정보와 회원 간 정보교류의 장을 제공하는 유아교육 커뮤니티 G사이트, 유명 S기업 출신 직원이 만들어 현재 온라인 회원 2만여 명을 확보하고 있는 영어 스터디 E카페, 시험 기출문제를 제공하다가 교육출판 기업으로 변한 Z사이트 등 IT를 활용한 성공 창업 사례가 다수 소개되어 있다. 컴맹이라고 걱정할 필요 없다. 인터넷 상에 무수히 많은 유료 사이트와 쇼핑몰이 있다는 사실만 보아도 알 수 있듯이 초보자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기술과 서비스가 이미 마련되어 있다. 용감하게 시도하라.


넷째, 사업에 자신만의 가치를 담아내라. 과학자를 꿈꾸는 공대생이던 저자는 지금의 아내인 당시 여자친구가 육아 부담 때문에 결혼을 망설이는 것을 보고 과학자답게 자기만의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러던 중 어린 시절 이모가 세 자녀와 저자를 포함한 두 조카, 모두 다섯 아이를 키워낸 기억을 떠올렸고, 직장 때문에 직접 육아를 하기 힘든 엄마들에게 인근의 아주머니나 할머니 등 '이모'가 육아를 대행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을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마침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지고 고령화 현상이 심각해져 육아의 수요와 공급은 있는데 서로가 일치하지 않는 상황이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과학)과 하고 싶은 일(육아 문제 해결), 사회의 요구(육아 부담 증가)의 접점에서 만들어 낸 것이 바로 지금의 '이모넷'이다. 다른 누구도 아닌 개인적인 열망과 필요에서 시작된 사업이 성공하지 않을 리 없다.


비슷한 주제의 책들 중에 실제 창업 경험이나 노하우 없이 뜬구름만 잡는 이야기만 하는 책도 적지 않은데, 이 책은 월급쟁이 생활을 십수년 동안 한 직장인이 직접 경험한 내용을 바탕으로 해서 믿음이 간다. 뿐만 아니라 창업 절차와 실무, 성공 사례 등 실용적인 내용 위주이고 구체적인 팁도 많아서 현재 투잡,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고, 당장 그럴 계획이 없더라도 미래를 준비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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