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의 생각법
하노 벡 지음, 배명자 옮김 / 갤리온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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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만 들입다 파는 공부의 고수,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여자 없다는 생각으로 될 때까지 대시하는 연애의 고수들처럼, 부의 고수들에게도 그들만의 비결이 있다면 궁금하지 않은가? 심사위원들의 만장일치로 2013년 독일 최우수 경제경영 도서상을 수상한 <부자들의 생각법>에 그 비결이 담겨 있다. 

 

 

저자 하노 벡은 독일 최고 일간지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차이퉁>에서 8년 동안 경제 전문 기자로 활약한 경제 전문가로, 현재는 포르츠하임 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자타공인 경제 전문가인 그는 기자로 활약하던 2000년대 초반에 주식 투자에 크게 실패함으로써 투자의 이론과 현실이 다르다는 것을 뼈저리게 배웠다. 그 후 그는 인간의 합리성을 부정하고 비합리성을 전제하는 경제심리학, 행동경제학을 연구했으며, 20여 권의 책을 집필하며 경제경영 분야의 베스트셀러 작가로 명성을 얻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똑같은 돈을 벌어도 누구는 부자가 되고 누구는 평범하게 사는 것은 부자들만이 공유하는 심리, 즉 부자들의 생각법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평범한 사람들과 구별되는 부자들의 생각법은 크게 열여덟 가지로 정리된다. 그 중 하나는 워런 버핏이 월스트리트에서 살지 않는 이유를 기억하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사람들이 금융 전문 잡지를 읽거나 경제 전문가의 강연을 들으며 소위 말하는 고급 정보나 대박 비법을 알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다수의 사람들이 보는 매체에는 결코 그러한 정보나 비법이 나오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의 말을 따름으로써 버블 같은 집단광기에 휘말리기 쉽다. 워런 버핏처럼 시장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편이 집단 사고의 오류에 빠지는 것을 막아준다. 

 

 

다른 하나는 푼돈의 무서움을 기억하는 것이다. 한 번에 100만 원을 쓰기는 어렵지만, 휴대폰 요금을 한 달에 3만 원씩 3년(3x36개월=108만 원), 4만 원씩 2년(4x24개월=96만 원), 8만 원씩 1년(8x12개월=96만 원) 동안 내는 것은 예사로 여겨지듯이, 목돈은 쓰기 어렵지만 푼돈은 쓰기 쉽다. 이런 심리를 역으로 이용하면 낭비를 줄이고 부자가 될 수 있다. 예를 들면 휴대폰 요금, 신문이나 잡지 구독료, 담뱃값처럼 적은 액수의 지출을 일년치 또는 십년치로 계산하는 것이다. 음원 서비스 이용료로 한 달에 7천 원 정도를 내왔던 나는 며칠 전 3천 원대의 가장 저렴한 서비스로 바꿨다. 한 달로 따지면 커피 한 잔 값 정도인 4천 원 차이지만, 1년이면 약 5만 원, 10년이면 50만 원 정도의 목돈이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말이 괜한 것이 아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도 비용이라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도 중요하다. 심리학에서는 이자율이 더 높은 은행이 있어도 바꾸지 않고, 더 큰 혜택을 주는 통신사로 바꾸지 않고, 읽지도 않는 신문이나 잡지의 정기 구독을 끊지 않는 것처럼 변화를 시도하지 않고 기존의 상태에 머무르려고 하는 심리를 '현상 유지 편향'이라고 한다. 겉보기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기 때문에 돈이 안 드는 것 같지만, 아무 것도 하지 않음을 선택함으로써 잃게 되는 비용, 즉 기회비용을 따지는 경제학의 차원에서 보자면 이것도 낭비다. 눈에 보이는 비용뿐 아니라 기회비용까지 부지런히 따지는 사람이 더 쉽게, 더 빨리 부자가 될 수 있다.

 

 

이 밖에도 투자 세계에 언제나 통하는 법칙은 없다, 본전 생각을 버려라, 말의 핵심을 파악하라, 돈을 쓰기 전에 며칠만 기다려라, 투자를 기록하라, 계좌에 이름을 붙여라, 자동 이체 자동 주문을 활용하라 등 유용한 조언들이 제시되어 있다. 이제까지 학문 영역에서 주로 다뤄진 경제심리학, 행동경제학과 자기계발 분야에서 주로 다뤄진 재테크를 연결했다는 점이 고무적이었다. 뿐만 아니라 초보자들이 읽기에 난해한 전문적인 설명은 최대한 자제하고 누구나 당장이라도 따라할 수 있는 실질적인 조언들을 제시했다는 점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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