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일해요 - 화성남자 금성여자의 직장탐구생활
존 그레이.바바라 애니스 지음, 나선숙 옮김 / 더난출판사 / 2013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생각해보면, 우리는 지금껏 자신이 지니고 있는 천성을 억누르고 진짜 자신으로 행동하는 대신 남녀 모두 똑같이 행동하려고 애써왔다. 서로 보완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하기보다 서로 경쟁하도록 부추겨졌으며, 이것이 직장생활에서나 개인생활에 불필요한 스트레스와 불행을 일으키고 있다. 사실 여자와 남자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거의 모든 일을 다르게 한다. 의사소통하는 방식도 다르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 결정하는 방식, 갈등 해결방식도 다르다. 우선순위를 정하거나 감정을 처리하거나 스트레스를 다루는 방법도 모두 다르다. (p.29)


"여성들은 일터에서 자신의 진짜 모습을 표현할 수 있는 것, 그리고 남자와 여자의 똑같음을 강요하는 게 아니라 아이디어, 결정, 리더십에 나타나는 남녀의 차이를 똑같이 가치 있게 여기는 것을 남녀평등이라고 여긴다." (pp.47-8)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는, 일반화의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남성과 여성의 근본적인 차이를 지적함으로써 연애, 결혼 등 남녀 관계에서 벌어지는 문제를 다시 보게끔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그 덕분에 지난 10년 동안 세계적으로 5,000만 명이 넘는 독자가 읽은 베스트셀러 도서가 된 것이리라.



<함께 일해요>는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의 저자 존 그레이와 성별이해 지능 전문가 바바라 애니스가 공저한 책이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와 마찬가지로 남성과 여성의 근본적인 차이를 지적하면서 출발하는 이 책은 연애나 결혼이 아닌 직장, 사회생활에 초점을 맞췄다. 남자는 사회생활, 여자는 가사와 양육을 맡는 것을 당연시했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여성의 사회진출은 물론 맞벌이 비율도 높다. 그러면서 남성 위주의 직장문화가 남녀 성비에 맞추어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런 점에서 <함께 일해요>의 문제제기는 시의성이 있다.



먼저 저자는 양성평등의 정의부터 다시 하자고 제안한다. 평등이라고 하면 무조건 같은 취급을 하는 것으로 오해하는 사람이 많은데, 정확하게는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 대우하는 것을 뜻한다. 취업이나 연봉 등에 있어 같은 조건이라면, 같은 시간 같은 일을 했다면 같은 대우를 받는 것이 맞지만, 그 밖의 경우에 있어 남자와 여자는 생물학적으로 아예 다른 종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구별되는 존재다. 그러니 다르게 대우하는 것이 마땅한 상황에서는 다르게 대우해야 한다. 문제는 직장이 애초에 군대식 지휘통제 모델을 근간으로 하고 오랫동안 남성들만이 전유하는 공간이었기 때문에 철저히 남성 위주의 문화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여자는 취업을 하는 순간부터, 아니 취업 지원을 할 때부터 남성 위주의 직장 문화에 적응해야 한다는 핸디캡을 가지며 이중고를 겪는다. 저자는 이 점을 지적하며 직장 차원에서 여성을 위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이를 위해 저자는 총 열두 개의 챕터를 통해 남녀의 차이와 서로 직장에서 조화롭게 일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조언한다. 그런데 문제는 앞서 이야기했듯이 일반화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모든 남자가, 모든 여자가 저자가 설명한 특징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감정보다는 이성적으로 사고하는 것을 좋아하고, 인간관계를 앞세우며 지나치게 간섭하는 걸 싫어하는 나는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남자의 특징에 더 많이 공감했다. 이런 나를, 그저 여자라는 이유로 여자로서만 대우한다면 그게 공평한 대우일까? 비록 성별에 국한된 감이 있지만, 모든 인간의 성격이 다 똑같지 않기 때문에 개성을 존중하고 다르게 대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한 점은 분명 의의가 있다. 그러나 직장이나 사회가 개인차를 다 봐주고 존중해줄 만큼 녹록한 곳이 아닌 것은 변하지 않는다.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가지게 되는 핸디캡이 있다는 사실은 부정하지 않지만, 남자도 어려운 건 마찬가지가 아닐까? 좀 더 명쾌한 해법을 제시해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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