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장사꾼들 - 출신과 스펙은 필요없다, 바닥에서 富를 이룬 그들만의 성공비법
신동일 지음 / 리더스북 / 2013년 10월
평점 :
품절


카드 2만 4,000좌, 보험(방카슈랑스) 2,500좌의 실적을 올린 '최고의 마케팅 전문가'라 자부해왔지만,

어느 순간 샐러리맨의 한계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깨달았다.

자의든 타의든 향후 직장생활은 길어야 10년, 짧으면 5년 안에 끝날 수 있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슈퍼리치들을 인터뷰하며 내렸던 결론은 이거다. 샐러리맨의 운명과 미래는 불을 보듯 뻔하다는 것.


그렇다면 당장 내일 회사를 그만두게 된다면 어떤 일을 하게 될 것인가?

진지하게 고민해보니 답은 하나였다. 죽기 살기의 각오를 갖고 맨몸뚱이 하나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평범했지만 100억 슈퍼리치로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제대로 듣고 배워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마저 들었다. 

(pp.5-6 프롤로그 중에서)



명문대를 나와도 샐러리맨이 되는 시대다. 그나마도 명문대나 나와서 알아주는 직장에 취직이라도 하면 다행이라고? 그래봤자 길어야 10년이나 20년, 여차하면 들어가자마자 퇴직당할 수도 있는 곳이 직장이다. 직장만 믿었다간 100세 시대에 '인생 2막'은커녕 1막도 제대로 못 여는 수가 있다.



<한국의 장사꾼들>의 저자 신동일은 KB국민은행 압구정 PB센터, 대치 PB센터 VVIP자산관리팀장을 역임한 금융인이자 자수성가한 100억대 부자들의 성공요인을 분석한 베스트셀러 <한국의 슈퍼리치> 저자다. 처음 이 책을 보았을 때는 저자가 글쟁이와는 거리가 먼 금융권 출신이라서 기존의 책을 짜깁기하거나 재직 중인 은행 또는 금융상품을 선전할 목적으로 쓴 책이 아닐까 하는 선입견이 있었다. 게다가 강남에서, 그것도 대한민국 상위 부자들만 상대하는 일을 하는 데다가, 금융계에서 큰 상을 여러번 수상했을 만큼 실력도 인정받았다고 하니 장사에 관심이 있어봤자 얼마나 있을까 싶었다. 그러나 막상 읽어보니 안정된 직장에서 나름 성공한 그도 샐러리맨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한계와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맨손으로 자수성가의 신화를 이룬 장사꾼들을 직접 찾아내 발로 뛰어 취재한 열정을 보니 언젠가는 직장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 맨몸뚱이 하나로 자기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저자의 소망이 그냥 하는 말이 아니구나 싶었다.



책에는 미스터피자, 천호식품, 오케이아웃도어닷컴 등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유명 기업부터 음식점, 카페, 반찬가게, 떡가게 등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알고보면 금싸라기인 사업체까지 다양하게 소개되어 있다. 음식점, 카페를 비롯한 식음료 업체가 책에 소개된 업체 열일곱 곳 중 열세 곳을 차지한다. 자영업 하면 역시 '먹는 장사'인가 싶지만, 화방 같은 전통적인 업종부터 웨딩쇼핑몰, 아웃도어쇼핑몰, 전자저울 업체 등 비교적 최근에 등정한 업체까지 다양한 업종이 있다.

 


책에 소개된 장사꾼들 중에는 '청년떡볶이' 이성연 대표, '열정꼬치' 김윤규 사장, '웃어밥' 최성호 대표 등 20대라는 젊은 나이에 창업에 성공한 청년 사장들이 있는가 하면, 이들처럼 학교 졸업 후 바로 자영업에 종사하여 내공을 쌓은 뒤 자기 사업으로 성공한 사장들도 있고, 높은 연봉을 받으며 안정적인 직장을 다니다가 창업으로 '인생 2막'을 연 사장들도 있다. 가령 '웨딩쇼핑몰 아야소피아' 박혜정 대표는 북경대 졸업 후 은행에 다니다가 미래에 대한 뚜렷한 대책이 없는 샐러리맨 생활에 환멸을 느끼고 사업을 시작했다. 오케이아웃도어닷컴 장성덕 대표 역시 대기업을 다니다 과감히 사표를 던지고 사업에 도전했으며, 은마상가의 미러손칼국수 허정창 사장은 의류회사, 한국에이엔디전자저울(주) 이재춘 사장은 한전에 다니다 퇴직했다. 날 때부터 샐러리맨, 자영업자가 정해져 있는 게 아니다.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



그렇지만 성공은 별개다. 직장인들 중에는 대기업, 공기업 등 잘나가는 회사에서 부장, 팀장 등 나름 높은 직급까지 해보았다는 생각에 창업을 하더라도 진지하게 임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이들에게 여의도떡방 김옥희 대표의 말을 들려주고 싶다. 



"샐러리맨들이 장사를 시작했다가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마음가짐 때문이에요. 퇴직하는 날부터 더 이상 잘나가던 김 부장은 없는데, '그래도 내가 왕년에......'라는 생각을 버리지 못하는 거지요. 완전히 새로 태어나야 해요. 직장에 처음 들어가면 어떤지 한 번 생각해봐요. 새내기가 어떻게 시작하나요? 장사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도 새내기와 같아요. 밑바닥부터 온몸으로 부딪치며 하나하나 배워가야 하는 거지요." (p.191)



고객이 원하는 확실한 아이템을 잡는 것도 중요하고, 다른 가게와 차별화하며, 고객의 반응에 예민하게 대응하고, 단골 관리, 브랜드 관리, 직원 관리에 열심인 것도 중요하지만, 장사에 있어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하나는 장사를 천직으로 생각하고 진지한 자세로 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부지런해야 한다. 책에 소개된 장사꾼들만 보아도 새벽 4시부터 일을 시작하는 '여의도떡방' 김옥희 대표, 하루 15시간 이상 일하는 '영철버거' 이영철 대표 등 웬만한 직장인보다 훨씬 부지런히, 바쁘게 일하는 사람이 태반이다. 심지어 올림픽 상가의 엄마손반찬 주범수&강금례 사장 부부는 1년 365일 중 설날과 추석, 딱 이틀만 쉬고 363일을 일하기도 했다(심지어 추석날 오후에도 가게를 열었다고). 그만큼 우리나라 자영업자들이 처해있는 경쟁 상황이 치열한 것도 있겠지만, 쉴 틈 없이 헌신할 정도로 장사에 열정이 있고 최선을 다할 의지가 있다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고 장사를 시작하기도 전에 겁먹을 필요는 없다. 고대앞 명물 영철버거의 이영철 사장은 이런 말을 남겼다. 



"하루 15시간 일할 수 있는 끈기를 갖고, 1만 개의 버거를 만들 수 있는 집중력을 키우고, 

하루 4번 물청소를 할 정도로 한결같은 마음을 가지면 됩니다. 

그리고 항상 고객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거지요. 그게 장사의 전부예요." (p.253)



이걸 못해서 지금 이 순간에도 장사를 접는 전국의 수많은 사장님, 대표님들을 생각하니 이 쉬운 조언이 결코 쉽지 않게 느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