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장 경제지표 공부하라 지금 당장 경제 시리즈
윤채현.허정호 지음 / 한빛비즈 / 2013년 9월
평점 :
절판


현대사회는 정보통신의 발달로 정보의 양적인 측면은 호전되었지만, 질적인 측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때문에 양질의 정보를 선별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경제활동에서도 왜곡된 정보로 인해 실패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다양한 이해집단이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정보를 왜곡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제상황을 최대한 정확하게 판단하기 위해서는 객관적인 자료로 경제를 진단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이러한 경제진단의 청진기가 바로 경제지표다. (저자 서문 중에서)

 

각종 경제지표에 기초하여 투자의사를 결정하면 경제지표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과의 수익률 결차를 200~300% 이상 확대할 수 있다. 그러므로 자산시장 참여자들 스스로 각종 경제지표를 공부해야 한다. 특히 금융회사는 투자자들의 수수료를 수입으로 성장하기 때문에 자산시장 환경이 악화될 경우 악재를 숨기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중요한 경제지표를 스스로 공부해야 위험을 피하면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p.35)

  

 

경제학만큼 학문과 현실의 경계가 없다시피 한 학문도 드물다. 물가를 알면 자기 소득이 실제로 어느 정도의 가치인지를 알 수 있고, 경제성장률을 알면 몸담고 있는 회사의 미래가 앞으로 장밋빛일지 아닐지를 예상할 수 있다. 환율은 해외직구를 할 때나 외국 여행을 할 때 필요하고, 금리는 부동산 가격의 향방을 예측할 때 유용하다. 물가, 경제성장률, 환율, 금리 - 이 모두를 포괄하는 경제지표는 월급쟁이와 자영업자, 부자와 빈자, 임대업자와 임차인, 금융 투자자와 비투자자 가릴 것 없이 누구에게나 필요하고 누구나 알아야 할 정보인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학을 일상과 동떨어진 대학 내의 학문으로, 경제를 전문가들만의 영역으로 축소하고 착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일까? 다른 사람이 한 경제 분석이나 예측을 따르는 사람은 많지만, 직접 경제지표를 분석해서 필요한 데이터를 도출하는 사람은 드물다. 전문가들 중에도 직접 경제지표를 분석해서 예측하는 사람보다는 기존의 정보나 남들의 분석을 짜깁기하여 재생산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럴 때 개인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이럴 때일수록 직접 경제지표를 분석하는 눈을 키우고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를 얻는 방법을 터득하면 좋지 않을까?

 


'지금 당장 공부하라' 시리즈로 유명한 한빛비즈의 신간 <지금 당장 경제지표 공부하라>의 공저자 윤채현과 허정호는 각각 한국시장경제연구소의 소장과 연구원직을 역임하고 있다. 윤채현 저자의 저서로는 <지금 당장 환율공부 시작하라>, <당신을 위한 경제학은 없다> 등을 읽은 적이 있다. 관료 출신(재무부)답게 경제이론과 각종 정책에 정통하면서도, 기존 이론을 그대로 답습하지 않고 이론과 현실 사이의 괴리를 소신 있게 비판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마찬가지로 이 책에서도 5장과 7장을 통해 교과서 이론과 현실의 괴리, 정부정책의 문제점 등을 지적하고 새로운 제안을 했다. 환율, 금리, 경제지표 등 다양한 경제 이슈를 다룬 저서를 통해 꾸준히 일관된 주장을 펼치는 저자의 이력이 흥미롭고,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하다.

 

 

이 책은 일반인들에게 기본적인 경제학 지식을 설명할 목적으로 쓰인 대중서이지만, 큰 틀은 거시경제학, 국제경제학, 금융경제학 등 경제학 전공자들이 배우는 이론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가령 2장 '부자들이 꼭 챙기는 경제지표'와 3장 '돈의 맥을 짚는 경제지표'를 합치면 GDP, 실업률, 물가지수, 금리, 국제수지 등 거시경제학 교과서의 내용과 거의 일치하고, 4장 '주택 및 증시 관련 경제지표'와 6장 '해외 경제지표와 한국 거시경제지표 관계' 역시 경제학과에서 배우는 널리 배우는 이론에 근거한다.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지만 교과서에서 배운 내용을 현실에 적용하는 일은 영 어려웠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학교에서 배운 이론을 어떻게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지를 배웠다. GDP를 예로 들면, 교과서에서는 개념 정도만 간략하게 다루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에는 개념뿐 아니라 주식시장, 부동산시장, 원자재시장 등 자산시장에 투자할 때 GDP를 활용하는 방법, 즉 실질적으로 GDP를 '써먹는' 방법까지 확장하여 설명한다. 주식 이론 따로, 부동산 이론 따로, 원자재 이론 따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경제학을 공부한 사람이라면, 아니 GDP라는 용어를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통합적으로 각각의 이론에 접근할 수 있음을 보여준 점이 좋았다. 

 

 

이 책은 일반인에게는 경제지표가 경제학을 오래 공부한 전문가들만 해석할 수 있는 정보가 아님을 보여주고, 경제학에 친숙한 이에게는 알고 있는 경제이론을 어떻게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의미있는 책이다. 경제지표를 다루는 방법을 상세히 알고 싶은 모든 경제생활자들에게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