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속 대화법 - 할 말 다하며 제대로 이기는
이정숙 지음 / 더난출판사 / 2013년 9월
평점 :
절판


 

"직장에서도 가정에서도 논쟁에서 실속을 챙기려면 상대방보다 더 논리를 잘 세워 말해 말싸움에서 이기겠다는 오만한 생각을 버려야 한다. 공식적인 논쟁은 항상 두 사람의 말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 문제를 둘러싼 관계자들이 결정한다. 발언자가 아닌 관전하는 관계자들의 동조를 더 많이 얻는 사람이 이기는 것이다. 엄밀히 말해서 누구도 어느 의견이 맞는지 틀린지를 정확하게 밝힐 수 없다." (p.33) 

 

"운동도 힘을 뺄수록 잘할 수 있듯, 화가 날수록 목소리에 힘을 빼고 조용히 말해야 말싸움을 잘할 수 있다. 목소리가 차분해야 상대방의 분노와 적개심을 차단하고 자신의 의도를 제대로 다른 사람에게 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화가 나거나 억울할 때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실속을 차리고 나를 보호하려면 급박한 상황일수록 목소리를 낮춰 오히려 상대방을 당혹스럽게 만드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 (p.63) 

    

 

남보다 더 많이 말하려고 하고, 심지어는 남의 목소리를 다 잡아먹을 태세로 악을 쓰는 연예인들 사이에서 김C나 조정치처럼 목소리가 크지 않고 말이 어눌한 연예인들을 보면 괜히 마음이 놓이고 더 정이 간다. 게다가 그런 사람들이 어쩌다 한 번 말을 던지면 어쩜 그리 재미있고 울림이 있는지...... 눌변일수록 달변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싶다. 그러나 TV와 다르게 현실에서는 말수가 적고, 말이 어눌한 사람보다는 말이 많고, 달변이고, 목소리 큰 사람이 이익을 보는 경우가 더 많다. 그러다보니 말하고 싶은 것이 있어도 참고, 말을 하더라도 제대로 못해서 손해보는 사람이 많다. 

 

 

KBS 아나운서 출신, 대한민국 1호 대화전문가 이정숙의 <실속 대화법>은 바로 이런 사람들을 위한 대화 전략서다. 괜히 '실속' 대화법이 아닌게, 직장에서 상사, 동료, 부하 등 다른 사람들과 제대로 의사소통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 시어머니를 비롯한 시댁 식구(남자의 경우 처가 식구)나 남편(아내)과의 의견 차이로 속을 끓이고 있는 경우, 심지어는 주차 문제로 처음 보는 사람과 다툼이 생기거나 백화점에서 제품 교환을 하는 경우처럼 평소 심심찮게 벌어지는 상황에 이르기까지 일상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사례와 방법 위주로 되어 있다. 일일이 말해서 뭐가 바뀌겠느냐는 생각에 포기하고 체념할 수도 있고, 때로는 그러는 편이 낫기도 하지만, 이런 일상적이고 시시콜콜한 일로 인해 받은 스트레스가 쌓이고 쌓이면 홧병이 되고 나중에는 신체적인 병으로까지 커진다. 나를 위해서라도 너무 참거나 속끓이고 살 필요는 없다.  

 

 

저자는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는 말은 이미 옛말이다'라며 할 말이 있어도 참거나 말을 잘 못해서 속끓이는 독자들을 위로한다. 말이 많고 목소리 큰 사람이 얼핏 보기에는 말싸움을 잘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막상 말싸움이 끝나고 나면 주변 사람들이 이긴 사람은 비난하고 진 사람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경우를 더러 본다. 말싸움을 한 당사자들은 감정이 격해져서 잘 모르지만, 주변 사람들은 안다. 누가 진짜 옳고 그른지. 그렇다면 어떤 식으로 대응하는 것이 좋을까? 일단 말하는 상황을 피하지 않는다. 말하고 난 뒤의 상황을 감당할 수 없다고 지레 짐작하고 포기하면 나중에 더 큰 화를 부른다. 용기를 내어 말을 하게 되면 먼저 저자세로 나가지 않는다. '미안하다', '죄송하다'는 말을 습관적으로 하는 버릇도 버린다. 감정적 대응을 하지 않는다. 흥분하거나 울면 진짜 지는 거다. 그렇다고 너무 논리나 옳고 그름을 내세우지도 않는다. 최대한 객관적이고 이성적이고 차가운 말투로 내 주장을 관철한다. 말싸움을 하게 되면 이길 것만 생각하지 말고, 이를 통해 어떤 실속을 챙길 것인지를 생각하며 여유있게 대응한다. 할 말은 꼭 하되 할 말만 하면서 실속은 챙기는 것. 그것이 진정한 달변가의 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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