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게 노래
김중혁 지음 / 마음산책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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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게 노래>는 음악 마니아로 유명한 소설가 김중혁이 여러 매체에 쓴 음악에 대한 글을 모은 산문집이다. '여러 매체'라고 해도, 언뜻 보기에는 작가가 올해 4월까지 씨네 21에 연재한 <최신가요인가요> 코너에 소개된 글이 많은 것 같다. <이동진의 빨간책방>을 들으면서 김중혁 작가의 팬이 된 후로 <최신가요인가요>도 매주... 는 아니고 생각날 때마다 찾아서 읽었는데 그 때 읽어서 눈에 익은 글이 많은 걸 보면 그렇다. 그렇다고 실망한 것은 결코 아니고, 연재가 끝나서 아쉬웠던 참인데 이렇게 책으로 소장할 수 있게 되어서 오히려 기쁠 따름이다. 작가가 직접 그린 일러스트와 <모든 게 '노래'>라는 제목이 무색하지 않게 노란색으로 포인트를 준 책의 만듦새도 마음에 든다. 김중혁과 김연수, 이 두 작가의 산문집은 한번 읽고 끝내는것이 아니라 생각날 때마다 여러번 읽는데 이 책도 읽고 또 읽게 될 것 같다. 



책에는 공부하듯 음악을 듣느라 정작 공부는 멀리했던 학창시절과 PC통신 '음퀴방'에서 내로라하는 음악 마니아들과 자웅을 겨루었던 청년시절, 카페나 작업실에서 글을 쓰거나 공원에서 자전거를 탈 때, (집이 있는) 일산 방향으로 차를 달릴 때 등 일상 속에서 틈틈이 음악을 듣는 지금에 이르기까지 작가가 음악과 함께해온 정경들이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에 맞춰 실려있다. 김중혁 작가와 나는 세대도 다르고(김중혁 작가는 1971년생, 나는 1986년생) 고향도 다르고(김중혁 작가는 경북 김천, 나는 서울) 살아온 이력도 다르지만, 학창시절에 친구들과 경쟁하듯 음악을 들었던 일이라든가 워크맨(그렇다. 나도 워크맨 세대다!)과 CD플레이어(수지는 CD플레이어가 뭔지 모른다던데......), MP3 CDP, MP3 플레이어 등 음악 기기를 하나하나 장만하면서 즐거워했던 일, 길거리나 카페에서 문득 마음을 울리는 노래를 듣고 한동한 멍했던 일 등 음악에 얽힌 추억은 비슷비슷했다. 개별적인 체험은 다르지만 보편적인 정서는 공유할 수 있다고나 할까.



한 가지 아쉬운 건, 김중혁 작가를 그토록 좋아하건만, 아무래도 음악취향은 안 맞는 것 같다. 책에 나오는 뮤지션들의 음악을 거의 다 음원 사이트에서 찾아서 들어봤는데 (전부터 좋아했던) 롤러코스터와 (<최신가요인가요>에서도 강추한 바 있는) 가인 정도를 빼면 나와 영 맞지 않았다. 록과 힙합은 그렇다 치더라도 인디 음악의 벽을 좀처럼 못 넘겠다. 라디오를 즐겨 들어서 라디오 프로그램의 DJ를 했거나 게스트로 나온 적이 있는 인디 뮤지션은 대부분 좋아하는데(루시드폴이라든가, 이아립이라든가, 가을방학이라든가 등등), 그들이 하는 인디 음악은 잘 듣게 되지 않는다. 한스럽다. 내가 인디음악에 조금 더 '빠삭'했더라면 이 책을 100퍼센트 음미하고 즐길 수 있었을텐데. 아이고 아이고... 한스러운 것 한 가지 더! 책에 보니 김중혁 작가가 <배철수의 음악캠프>에 출연한 적이 있다고 해서 찾아봤더니 2012년 봄에 출연했던데 방송 음원은 찾을 길을 모르겠다. 다시듣기, 팟빵 모두 찾아봤는데 일년치만 등록되어 있는 것 같다. 이것도 알았으면 그 때 들었을텐데. 아이고 아이고...... 어째 글을 다 쓰고나니 머릿속이 '노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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