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노 보는 남자, 로맨스 읽는 여자 - 이성의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성적 신호의 비밀
오기 오가스 & 사이 가담 지음, 왕수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포르노 보는 남자, 로맨스 읽는 여자>는 남성에 대한 호기심과 이성 교제에 대한 갈망을 드라마와 아이돌 영상으로 대신하던 나의 예전 모습을 정확히 설명하는 책이다. 공저자 오기 오가스와 사이 가담은 남성과 여성이 각각 성에 대한 호기심과 욕구를 어떻게 인지하며 어떤 방식으로 해소하는지를 다양한 관점과 차원을 통해 분석했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남성은 이미지, 즉 시각적인 자극에 취약해서 포르노와 같은 매체에 탐닉하고, 여성은 감정적, 심리적인 자극에 약하기 때문에 로맨스 소설, 드라마, 영화 등에 끌리는 경향이 있다. 남성이 포르노, 야동에 탐닉하는 건 알겠는데, 여성이 로맨스 소설과 드라마, 영화로 성적인 호기심과 욕구를 해소한다고? 놀라지 마시라. 2008년 미국과 캐나다에서 로맨스 출판업의 수익은 온라인 포르노의 수익보다 높았다. (p.169) 우리나라에도 드라마, 영화에 탐닉하는 여성의 수는 엄청나게 많고, 아이돌, 만화, 팬픽, 라이트노벨 등 서브 컬처로 범위를 넓히면 그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여성이 포르노, 야동을 즐겨보지 않는다고 해서 성욕이 없는 건, 성욕을 해소하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드라마, 영화, 만화, 아이돌 영상 등의 매체를 그저 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팬덤을 통해 확산시키거나, 팬픽, 팬아트 등 창작 활동을 통해 재생산하는 기세를 보면 그 욕망이랄까 에너지가 더 크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남성은 여성의 가슴, 엉덩이말고도 발에 민감하다. 남성의 발모양에 민감하지 않은 나로서는 잘 이해가 되지 않지만, 과거 중국에 전족이라는 풍습이 있었던 것을 보면 드문 일은 아닌 것 같다. 남성의 성적 관심사는 어린 시절의 성경험이 평생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서, 어린 시절에 성적 자극을 준 여성이 뚱뚱한 여자라면 뚱뚱한 여자에게, 가슴이 작은 여자라면 가슴이 작은 여자에게 끌릴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그러니 남성들이 천편일률적으로 똑같은 취향을 가졌으리라고 속단해서는 안된다. 남성과 달리 여성은 신체적 흥분과 심리적 흥분을 구분하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아무리 신체적으로 흥분해도 심리적 흥분이 일어나지 않으면 끌리지 않는다고 한다. 여자 연예인의 얼굴과 외모를 주로 보는 남성들과 달리, 남자 연예인의 학벌, 가정환경, 교우관계, 학교생활, 장래희망부터 혈액형, 별자리, 좋아하는 음식, 선호하는 브랜드, 패션 스타일 등 시시콜콜한 것까지 다 알고 싶어하는 여성의 심리는 이런 데서 비롯된다. 


그렇다면 외모가 별로인 남성이라면 마음에 드는 여성에게 어린시절에 어떤 상처를 입었고, 가족과 친구는 어떤 사람들이며, 앞으로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같은 이야기를 해보면 어떨까. 물론 과장이나 허세, 거짓말은 빼라. 솔직한 이야기, 슬픈 이야기, 불쌍한 이야기에 여자는 더 끌린다. 개인사, 가십을 좋아하는 보통의 여성이라면, 전부는 아니라도 반쯤은 당신에게 호감을 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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