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한 번째 왕관
예영숙 지음 / 더난출판사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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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한번째 왕관>의 저자 예영숙은 평범한 주부였던 서른 네 살 때 삼성생명 계약직으로 입사하여 2000년부터 2009년까지 10년 연속 그랜드챔피언 자리에 올랐고, 2009년 4월에 명예전무로 승진, 2013년 또다시 전사 그랜드챔피언에 오른 보험왕 중의 왕이다. 연간수입보험료가 255억 원에 이르는 그녀가 관리하는 고객의 수는 무려 3천 명! '걸어다니는 금융기관'이라는 별명이 괜한 것이 아니다 싶다. 사실 보험업에 대해 안좋은 인상이 있는 터라 그다지 읽고 싶은 책이 아니었는데, 저자의 약력을 읽고 나서 마음이 달라졌다. 어떤 업계든 정상에 오른 사람에게는 성공한 사람 나름의 이유가 있고 비결이 있지 않겠는가? 게다가 여자 혼자 몸으로, 대단한 학력이나 스펙도 없이 오로지 자기 노력과 실력만으로 업계 최고가 되었다고 하니 그 비결이 무척 궁금했다.



궁금한 마음을 안고 책을 끝까지 읽고나니 머릿속에 딱 세 글자가 떠올랐다. '디테일'! 평범한 주부였던 저자가 계약직으로 보험업계에 뛰어들어 하루아침에 보험왕의 자리에 등극한 것은 결코 아니었다. 실적이 좋지 않았던 적도 많았고, 겨우 실적을 올려도 오해로 인해 고객들의 항의와 비난을 받는 일도 적지 않았다. 그럴 때마다 저자는 금방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포기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아주 작은 것으로라도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노력했다. 때로는 하루에 몇 번이나 옷을 갈아입는 일도 불사했다. "보험왕이 되기 전 실적이 좋지 않았을 때도 나는 최소한 하루에 한두 번은 옷을 갈아입었다. 때와 장소에 맞는 옷차림은 상대방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일을 하다 보면 경조사가 겹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결혼식에 갔던 옷차림으로 장례식에 갈 수는 없는 일이다. 조금만 더 신경 써서 격식에 맞는 옷차림을 갖춘다면 상대가 나를 대하는 태도도 달라진다. 남에게 좋은 이미지를 남기려면 작은 것 하나도 배려할 줄 아는 마음 자세가 중요하다." (p.25) 이미지뿐 아니라 행동에 있어서도 디테일에 신경을 썼다. "고객과 대화하는 동안에도 계속 메모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메모하는 모습을 보고 상대는 '이 사람이 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구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를 만난 자리에서 상대가 이런 생각을 하면 대화는 더욱 매끄러워진다. 이처럼 메모하는 습관은 상대에게 신뢰와 호감을 주는 동시에 대화를 계속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되기도 한다." (p59) 고객과 대화하는 빈번한 상황에서 메모라는 디테일을 통해 최고의 성과를 얻어낸 저자의 노력이 대단하다.



보험업의 특성상 저자는 고객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거절당한 경험이 수없이 많다고 한다. 거절당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포기하고 돌아서는데, 저자는 거절하는 사람의 본심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했고 결국 고객으로 확보했다. "설득에 실패한 것은 더 이상 기회가 없다는 뜻이 아니라 상대의 마음을 더 많이 들여다보라는 뜻이다. 거절의 이유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보험은 들고 싶지만 당장 여유가 없을 수도 있고, 보험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아서 거부감을 느꼈을 수도 있다. 세일즈맨의 본분은 설득에 있고, 고객은 일단 거절부터 한다. 설득에 저항하는 것은 고객의 자연스러운 심리다." (p.45) 말이 쉽지, 거절하는 사람의 속마음이 무엇인지 알아낸다는 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거절당하면 바로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잠재 고객 리스트에 올려놓고 기회가 오기를, 때가 되기를 기다리는 지혜. 이것 역시 저자만의 디테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전형적인 성공 스토리, 자기계발서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후반부로 갈수록 개인적인 경험이나 스스로 터득한 삶의 지혜보다는 이미 여러번 다른 책이나 매체를 통해 다뤄진 바 있는 사례가 인용된 경우가 많아서 아쉬움이 남지만, 보험업뿐 아니라 영업, 세일즈 등 판매직 전반에 적용할 수 있고, 여성으로서, 직장인으로서 새겨들으면 좋을 만한 내용이 많으니 인생 선배, 직장 선배에게 한 수 배운다는 생각을 가지고 읽으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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