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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다큐프라임 퍼펙트 베이비 - 완벽한 아이를 위한 결정적 조건
EBS <퍼펙트 베이비> 제작팀 지음 / 와이즈베리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퍼펙트 베이비> 는 EBS <다큐프라임>에서 방영된 <퍼펙트 베이비> 제작팀이 만들었다. 미혼이다보니 아무래도 임신, 출산, 양육에 관한 책에는 관심이 덜 가서 책의 내용이 낯설 줄 알았는데 놀랍게도 제 2부 발달편은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었다. 기억을 더듬어보니 대학 시절 한창 심리학에 빠져 있던 때가 있었는데, 그 때 방송을 찾아서 본 것 같다. 알고있던 내용이기는 하지만 오랜만에 다시 보니 새롭게 다가오는 내용이 많았고, 제 1부 태아편은 처음 보는 내용이라서 신선한 기분으로 열심히 읽었다.
제 1부 태아편은 후성유전학의 연구 영역 중 하나인 '태아 프로그래밍 이론'에 근거하여 엄마가 아이를 임신했을 때 건강 상태와 심리 상태, 태교와 태담 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룬다. 가령 영양섭취를 제대로 하지 못하거나 인스턴트 식품이나 패스트푸드 위주의 식사를 하는 엄마에게서 태어난 아이의 경우 중년이 되어 심장질환이나 당뇨에 걸릴 확률이 높다. 그럴수도 있겠지, 라고 대수롭게 넘길 수도 있지만,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주변을 보면 매일 술마시고 간식에 야식까지 즐겨 먹는데도 건강하고 몸매까지 날씬한 사람이 있는 반면, 운동도 열심히 하고 몸에 해로운 일은 전혀 안 하는데도 병에 잘 걸리는 사람이 있다. 이 차이를 설명하는 것이 바로 태아 프로그래밍 이론이다. "고방식을 즐기는데도 심장이 아주 건강한 사람이 있는 반면,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데도 간질환으로 고생하는 사람도 있다. 그는 전자는 태아기 때 영양 공급을 충분히 받아서 지방과 콜레스테롤을 잘 분해하도록 프로그래밍 된 행운아, 후자는 그런 혜택을 받지 못하고 태어난 사람이라고 설명한다." (p.57) 뿐만 아니라 엄마가 임신 시기에 심리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경우 아기의 스트레스 조절 능력이 낮아진다. 같은 자극을 받았을 때 쉽게 울음을 터트리고 잘 안 그치는 아이가 있는 반면, 잘 울지도 않고 금방 그치는 아이가 있다. 아이가 울음을 잘 안 그치고 공격적이고 까다로운 기질을 보이는 경우, 아이를 탓할 것이 아니라 임신 시기에 엄마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제 2부 발달편은 아이가 태어난 이후 후천적으로 아이의 기질을 개선하는 방법, 즉 양육하는 방법에 관해 다룬다. 이 책에서는 감정조절 능력, 공감 능력, 동기부여 능력에 대해 설명한다. 이름은 다르지만, 전체적으로 부모의 리액션을 중시한다는 점에서는 같은 해결책을 제시한다. 그 중에서도 공감 능력 중에 마음읽기 능력에 관한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보통 학교에서 폭력을 주도하며 흔히 '일진'이라고 불리는 아이들이 마음읽기 능력이 부족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실험 결과 오히려 이 아이들의 마음읽기 능력은 높은 편이었다. 어떻게 하면 남이 괴롭고 상처를 받는지를 잘 알기 때문에 가해 행동을 저지르기가 쉽다는 것이다. 반대로 이런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들의 마음읽기 능력이 낮은 편이었다. 남의 마음을 읽지 못하기 때문에 자신이 무시 받고 있는지조차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제까지 학교 폭력이라고 하면 무조건 가해 학생들 잘못이라고 생각했는데, 피해 학생들의 마음읽기 능력에 문제가 있는 것도 한 가지 원인일 수 있다니 놀라웠다. 그렇다면 같은 공감능력이 높은 아이들 중에서도 왜 누구는 공부 잘하고 인기도 많은 아이가 되는 반면, 누구는 '일진'이 되는 걸까? 그 이유에 대해서도 알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