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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의 서점 - 똑똑한 여행자들의 도쿄 재발견 ㅣ Tokyo Intelligent Trip 시리즈 1
현광사 MOOK 지음, 노경아 옮김 / 나무수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도쿄의 서점이라. 일본문화 좋아하고 책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일본 책방 이야기에 혹하지 않을 수 없었다. 책을 사기 전에 읽은 독자평 중에 '만든이의 정성이 느껴진다'는 글이 있었는데, 직접 읽어보니 정말 그랬다. 140페이지 안팎의 얇은 책이지만 일본책 특유의 깔끔한 디자인과 간결한 구성이 돋보였다. 목차도 지역순, 가나다순으로 되어있지 않고, '생각을 확장해주는 서점', '라이프스타일을 디자인하는 서점', '세계를 배우는 서점', '일상의 예술을 발견하는 서점', '보물 창고 같은 동네 서점' 등 제목만 보아도 호기심이 일고 궁금증이 들게끔 되어 있다. 4년 전 일본 여행 때 이 책이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출판 강국' 일본의 서점도 우리나라 서점과 마찬가지로 여러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양이다. TV, 인터넷, 스마트 기기의 발달로 독서 인구가 점점 감소하는 추세인 데다가, 그나마 남아있는 독서 인구도 대기업 서점과 인터넷 서점에 빼앗기고 있다. <도쿄의 서점>은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서점이라는 공간 특유의 매력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오프라인 서점들을 소개한다. 오프라인 서점이라고 해서 우리나라에서는 점점 자취를 감추고 있는 동네 서점이나 헌책방만 생각했는데, 120년 역사를 자랑하는 서점부터 6,70년대 학생운동 당시 모임 장소로 쓰이기도 했던 사회과학 서점, 요리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서점, 여행자를 위한 서점, 미술서적 전문 서점 등 특별한 서점도 많았다.
읽다보니 서점에 대한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어릴 적 아파트 상가 안에 있는 서점에 새 책이 들어오는 날이면 동생과 손을 잡고 달려가서 구경했던 기억, 중학교 시절 동네 헌책방에서 고등학교 언니, 오빠들이 사는 책들을 흘끔흘끔 보다가 따라서 샀던 기억, 대학교 신입생 시절 구내 서점에서 전공도서를 한아름 사며 뿌듯해 했던 기억, 4년 전 일본 도쿄의 어느 '북오프'(헌책방)에서 여행 가방 가득 책을 샀던 기억 등등 ...... 서점은 언제나 내게 즐겁고 아름다운 기억만 줬던 것 같다. <도쿄의 서점>은 언뜻 보기엔 도쿄에 있는 서점을 소개하는 여행서 같지만, 서점과 서점을 운영하는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만드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