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악한 늑대 스토리콜렉터 16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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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던 책이 드디어 나왔다! 작년 말에 넬레 노이하우스의 타우누스 시리즈 세 번째 책(시리즈 중에서는 세 번째 책이지만 한국 출간 순서는 다섯 번째)인 <깊은 상처>를 읽고 푹 빠져서 타우누스 시리즈 전권을 구입, 며칠에 걸쳐 읽어치운(!) 적이 있다. 그 때부터 나는 넬레 노이하우스의 팬이 되었고, 여섯 번째 책은 언제 나오나 목을 빼고 기다렸는데, 드디어 대망의 여섯 번째 책 <사악한 늑대>가 나온 것이다. 



먼저 넬레 노이하우스의 이력부터 소개해볼까. 그녀는 1967년 독일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법학, 역사학, 독문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광고회사에서 근무하다가 소시지 공장을 경영하는 남편을 만나 낮에는 공장에서 일하고 밤에는 살림을 하는 평범한 주부가 되었다. 그러나 작가가 되겠다는 꿈을 포기하지 못한 그녀는 자신이 살고있는 지역과 주변의 이웃들을 소재로 틈틈이 미스터리 소설을 썼고, 급기야는 남편의 도움을 받아 자비로 출판을 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무명인 데다가 유명 출판사에서 마케팅을 하는 것도 아닌 그녀의 책이 처음부터 잘 팔릴 리가 없었다. 그러나 그녀는 굴하지 않고 계속 소설을 냈고 조금씩 인기를 모으더니, 타우누스 시리즈의 네 번째 책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이 독일 베스트셀러 32주 1위의 대기록을 세우면서 인기작가의 반열에 올랐다.



여성, 어린이, 동물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하는 범죄와 기득권층의 추악한 이면을 들춰내는 작품을 주로 써온 저자는 신작 <사악한 늑대>에서 소아성범죄, 아동학대에 대해 썼다. 민감한 문제를 소설로 그려낸다는 것에 대해 불편하게 여기는 독자도 있겠지만 최근 한국 사회에서도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만큼 소설로나마 진지하게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 타우누스 시리즈를 이끌어가는 두 인물 피아와 보덴슈타인은 이번 작품에서도 맹활약한다. 나는 이 두 사람을 볼 때마다 <CSI 라스베가스>의 길 그리섬 반장과 캐서린을 떠올린다. (물론 비주얼은 많이 다르겠지만......) 상사와 부하 관계이면서도 동료로서 신뢰가 두텁고, 남녀 사이인데도 연인 관계로 발전하지 않고 우정을 나누는 점이 보기 좋다. 또한 시리즈가 진행될수록 두 사람의 사생활에 큰 변화가 생기고 인물 자체의 성격이 바뀌기도 하는 점이 재미있다. 이 때문에 미스터리 소설 팬도 아닌 내가 넬레 노이하우스의 작품만은 꾸준히 읽고 있는 것 같다.  



이번 작품은 저자 스스로 '지금까지 썼던 소설 중 최고의 작품'이라고 평했을 만큼 완성도가 높다. 타우누스 시리즈 중에서도 초기작들은 길이도 짧거니와 인물 설정과 스토리 구성이 빈약한 감이 없지 않았는데, <깊은 상처> 이후부터는 공통된 포맷과 시리즈 전체를 연결하는 스토리 라인은 지키되, 작품마다 변화와 개성이 뚜렷하게 보이는 것이 프로가 쓴 작품이라는 느낌을 주었다. 그리고 이번 <사악한 늑대>에서는 기존 작품들의 특징과 장점만 응집되어 있어서 타우누스 시리즈를 집대성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가령 '사악한 늑대'라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빨간 모자'라는 유명한 동화에서 모티프를 가져온 점은 저자의 대표작 <백설공주에게 죽음을>과 비슷하고, 사회적 약자인 여성이 범죄의 대상이 된다는 점, 기득권층의 추악한 이면을 들춰낸다는 점 역시 기존 작품들과 유사하다. 이러한 넬레 노이하우스 작품만의 특징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번 작품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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