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일기 - 나를 치유하는 14일의 여행
데즈카 치사코 지음, 다카하시 미키 그림, 이소담 옮김 / 길벗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지난주부터 '칭찬일기'라는 것을 쓰기 시작했다. 일기 쓰는 것도 귀찮아하는 내가 칭찬일기를 쓰기 시작한 건 <칭찬일기>라는 책과의 만남 덕분이다. <칭찬일기>는 일본의 자기계발 전문 트레이너 데즈카 치사코가 쓴 책이다. 남에게 칭찬을 받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몸과 마음에 활기가 넘치는 경험은 누구나 해보았을 것이다. 이것은 과학적으로도 근거가 있는 현상인데, 뇌과학 연구에 따르면 '칭찬언어'를 들을 때마다 '행복 호르몬', '장수 호르몬'으로 유명한 세로토닌이나 도파민 같은 호르몬이 증가하면서 기분이 안정되고 활기가 샘솟는다고 한다. 



그러나 남에게서 칭찬을 듣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어릴 때는 부모님이나 선생님에게 칭찬을 듣는 일이 종종 있지만, 어른이 되고나서는 상사나 클라이언트들에게 깨지는 일이 더 많고, 연인이나 친구, 동료들과도 칭찬보다는 험담이나 비난을 하는 일이 더 많다. 칭찬을 하는 것을 낯부끄럽게 생각하고, 아부를 떨거나, 뭔가 켕기는 것이 있는데 감추려는 것으로 여기는 우리나라의 문화 탓도 있다.



남에게 칭찬을 듣기가 어렵다면 내가 나를 칭찬해보는 것은 어떨까? 저자는 이미 오래전부터 '자신을 바꾸고 싶고 자기를 사랑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자기 긍정감을 높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지도해왔다. 그 프로그램의 핵심이 바로 '칭찬일기'인데, 칭찬일기를 실천해본 사람들은 실제로 실패해도 금방 툭툭 털어내고, 하루하루가 즐겁고, 아이들을 덜 혼내게 되는 등 직접적인 효과를 얻었다고 한다. 



'자기 칭찬'이 효과가 좋은 이유

* 자신의 좋은 점을 찾아내는 습관이 생겨서 남의 장점도 잘 발견하고 칭찬할 수 있게 됩니다.

*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으므로 단점까지 수용하고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 수 있습니다.

* 칭찬을 애타게 기다려도 해주는 사람이 없으면 불만이 쌓이지요. 그럴 때 얼른 스스로에게 칭찬해서 뇌를 기쁘게 하면 스트레스가 쌓이지 않아 항상 기분 쫗게 지낼 수 있습니다.



칭찬일기를 쓰는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준비물은 노트와 펜이고, 하루 중 칭찬할 만한 일이 생길 때마다 적으면 끝이다. 칭찬의 대상은 봉사활동이나 기부 같은 거창한 일이 아니라 지각 안 하기, 청소하기, 잘 먹고 잘 자기(^^) 등 아주 평범하고 일상적인 일이라도 괜찮다. 단, 반드시 칭찬하는 말투로 써야 한다. (예 : 오늘은 지각을 안 했네. 정말 잘했어!) 안좋은 일, 잘 풀리지 않는 일, 실패한 일, 잘못한 일 등 도무지 칭찬할 수 없는 일이 있더라도 그 중에 칭찬할 만한 점을 찾아서 쓴다. 가령 성공하지는 못했어도 전보다 나아졌다,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는 식으로 쓰는 것이다. 이렇게 부정적인 일은 긍정적으로, 긍정적인 일은 더 긍정적으로 보려고 노력하는 것이 칭찬일기의 핵심이고, 칭찬일기를 씀으로써 얻을 수 있는 최고의 효과다. 나도 이제 겨우 칭찬일기를 쓴 지 일주일밖에 안 되었지만 확실히 효과는 있는 것 같다. '일기'라는 부담감 때문에 하루종일 칭찬할 거리를 생각하게 되고, 안좋은 일이 있어도 칭찬일기에 쓰려면 좋은 일로 만들어야겠다고 의식하게 된다. 



이 책이 출간되기 전에 직장인, 주부, 취업준비생, 학생 등으로 구성된 129명의 베타테스터 역시 책을 읽고 14일 동안 칭찬일기를 쓰면서 큰 효과를 거두었다고 한다. 그들이 쓴 일기와 소감문이 책에도 실려 있는데, 일기를 보면 처음에는 스스로를 칭찬한다는 것이 어색하고 어려웠지만 점점 익숙해지면서 별것 아닌 일에도 기쁨을 느끼고 안좋은 일이 생겨도 씩씩하게 털어내는 사람으로 바뀌어가는 것이 확연하게 보였다. 



이 책은 또한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코게빵(탄빵)' 캐릭터를 만든 일러스트레이터 다카하시 미키가 일러스트를 그렸다. 개인적으로 다카하시 미키의 그림을 매우 좋아해서 그녀의 저서도 여러 권 가지고 있는데, 예상조차 하지 못했던 책에서 그녀의 그림을 발견하여 무척이나 반가웠다. 이 책에서 다카하시 미키는 본인을 포함해 칭찬일기를 직접 써보고 그 효과를 체험한 사람들의 일화를 귀여운 만화로 그렸다.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 만화이기 때문에 모두 다 공감이 되고 재미있었지만, 아무래도 다카하시 미키 본인의 일화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그녀는 출산 후(결혼 소식을 들은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출산이라니!) 육아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칭찬일기를 쓰면서 난생 처음 해보는 육아가 낯설고 어려운 것은 당연하다는 것을 받아들이게 되었고, 아이를 키우는 과정을 즐겁고 행복한 일로 느끼기 시작했다. 아이가 다른 아이들보다 성장이 뒤처지는 것은 아닌지, 건강에 문제가 없는지 하는 불안이나 고민도 사라졌다. 산후우울증, 스트레스에도 효과가 있는 모양이다.



자기 칭찬이라고 하면 자신감 과잉, 허세 같은 것을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고, 그런 사람들에게는 역효과가 날지도 모르겠지만, 자신감이 심하게 부족하거나 자존감이 극도로 낮은 사람, 걱정이나 고민이 많은 사람, 매사를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사람에게는 자기 자신부터 칭찬을 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특히 이러한 경향은 남성들보다 여성들에게서 높다고 한다. 왜 그런 말도 있지 않나. 남자는 70퍼센트가 스스로를 평균보다 잘생겼다고 생각하고, 여자는 70퍼센트가 스스로를 평균보다 못생겼다고 생각한다는...... 스스로 좀 더 자신감을 가지고 싶고,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습관을 고치고 싶은 사람(특히 여성)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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