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마트한 선택들 - 후회 없는 결정을 하기 위해 꼭 알아야 할 52가지 심리 법칙
롤프 도벨리 지음, 두행숙 옮김 / 걷는나무 / 2013년 4월
평점 :
최근 몇 년 동안 우리나라에서도 <넛지>, <생각에 관한 생각> 등 인간의 비합리적인 행동을 학문적인 관점으로 설명하는 책들이 인기를 끌었다. 이러한 트렌드는 서양에서도 마찬가지였는데, 특히 철학과 이성의 본고장이라고 할 수 있는 독일에서는 롤프 도벨리의 <스마트한 생각들>이라는 책이 출간 6개월 만에 30만 부 넘게 팔리고 아마존, 슈피겔 등 유력 매체에서 72주 동안 베스트셀러 자리에 오르며 화제가 되었다. 후속작 <스마트한 선택들> 역시 전작의 명성에 걸맞게 50만부가 넘게 팔리며 독일을 넘어 세계 각국을 뜨겁게 달구었다. 나는 이 책을 처음 보았을 때 전작 <스마트한 생각들>과 제목이 비슷해서 같은 책인가 했는데 알고보니 후속작이었다. 이렇게 다른 책을 제목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착각하는 사고. 이거야말로 비이성적인 사고의 전형적인 예가 아닐까? 나의 어리석음을 탓하며 얼른 책 속으로 들어가 보았다.
저자 롤프 도벨리는 과학, 철학, 예술, 경제 분야 대표 지식인으로 구성된 단체 취리히마인즈의 설립자이자 독일에서 가장 인기 있는 강연자이며 기업가이다. 그는 책에서 하루에 적어도 150번 넘게 선택의 기로에 서는 사람들이, 그렇게 여러번 선택을 하고 그 결과를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결정을 하고 후회를 하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예를 들면 남이 잘되는 것을 보면 축하하기는커녕 질투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이 오죽 많으면 조상들이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라는 말까지 남기셨을까. 그런데 이성적으로 생각해보면 이 질투라는 감정은 내 기분도 나쁘게 만들고 남의 기분까지 망칠 수 있다는 점에서 하등 도움이 안된다. 반대로 질투심을 꾹 누르고 축하를 하면 축하받은 사람 기분 좋고, 좋은 일을 했다는 생각에 내 기분까지 좋아질 수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오늘도 축하나 칭찬 대신 질투를 한다. 인터넷 게시판의 덧글들만 봐도 그렇다. 예쁘고 잘난 사람, 좋은 일이 생긴 사람의 기사에는 어김없이 악성 덧글이 달라붙는다. 누구 하나 이익을 보지 못하는데도 말이다.
이밖에도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자이가르닉 효과', 과거의 시련이 지금의 성공을 낳는다는 '전화위복에 대한 환상', 내가 만든 것을 우호적으로 평가하는 'NIH 증후군', 선택에 따르는 비용이 선택하지 않는 것에 따르는 비용보다 클 때 발생하는 '가능성의 덫', 국가나 학교, 직장 등 큰 집단에 자기동일시, 과잉충성하는 '외집단 편향' 등 심리학의 여러가지 개념들이 재미있고 친숙한 사례들과 함께 알기 쉽게 설명되어 있다. 학문적인 개념을 그저 설명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당장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까지 더해져 있기 때문에 '신개념 자기계발서'로서도 충분히 읽어볼 만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