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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이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진실 - MBC, 동아일보 의학전문기자가 밝히는
신재원.이진한 지음 / 리더스북 / 2012년 6월
평점 :
품절
"감기는 내버려두면 일주일 가고 치료하면 7일 간다"는 말이 있다. 우스갯소리 같지만, 몸의 기운[氣)]이 떨어져서[減] 생기는 병이 감기이기 때문에 병원에서 치료를 받지말고 푹 쉬면서 몸조리를 하면 자연스럽게 낫는다는 선조들의 지혜가 담겨 있는 말이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한 감기와는 다르다.) 하지만 요즘처럼 몸에 조금만 이상이 생겨도 병원을 찾고 약에 의존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때에는 이 말을 다른 병에도 적용해서 생각해볼 여지가 있지 않나 싶다. 물론 큰 병이 되기 전에 예방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현대인의 불안한 심리와 의존 성향을 이용하여 없는 병을 만들어 이익을 챙기는 병원이나 약국, 제약회사, 보험회사의 노예가 되어사는 안되기 때문이다.
<병원이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진실>은 병원과 약국 등의 안좋은 면을 드러내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하고 잘못된 의학 상식을 바로잡아주는 책이다. 저자 신재원과 이진한은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서울대병원에서 인턴, 레지던트를 수료하고 전문의를 취득한 뒤 의학전문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의학 전문 언론인이다. 서울대 의대 출신의 의사가 '빵빵한' 스펙을 버리고 의학전문기자가 된 것도 놀라운데, 취재 내용을 보면 질병 보험의 부당함을 고발한다든가 잘못된 건강 정보를 퍼뜨리는 병원과 기업, 언론 등을 추적하는 등 의료계를 비판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라는 점도 놀랍다. '자기 고발', '자기 반성'이 부족한 분야로 자주 오르내리는 곳이 의료계인데, 의료계의 폐쇄성과 타성을 무너뜨리는 데 앞장서고 계시다는 점이 존경스럽고 대단하다.
"내 건강의 주체는 병원이나 약국이 아닌 바로 나다. 내게 꼭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적절히 선택할 수 있는 현명한 의료 서비스 소비자가 되어야 자신의 건강을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p.7) 저자들은 책에서 병원 선택부터 건강검진, 예방접종, 응급실, 치과, 성형, 탈모, 목디스크, ADHD 등 일반적인 진료 및 치료, 비타민과 유산균 음료를 비롯한 건강기능식품, 의약품, 보험까지 건강에 관련된 모든 상식들에 대해 '메스'를 댄다. 이 중에서 나는 자주 이용하는 치과에 관한 부분을 주의깊게 읽었는데, 생각보다 과잉진료 문제가 심각하고, 특히 교정치료는 아무데서나 받으면 안된다는 것을 알고 놀랐다. 유산균 음료가 광고와 달리 헬리코박터균을 없애는 데 도움이 전혀 되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몇 년 전부터 여성들에게 적극 권장되어온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에 대해서 저자들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충격적이었다. 의사도, 병원도, 약국도, 결국은 '돈을 벌기 위해' 일한다는 점에서는 기업, 자영업자와 다를 바가 없다. 병원에 갈 때, 약을 살 때마다 그 점을 유의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