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코드 - 재능을 지배하는 세 가지 법칙
대니얼 코일 지음, 윤미나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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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학교를 졸업하면 더 이상 공부를 안해도 되는 줄로 아는 사람들이 많지만, 실제로 사회에 나와보면 학교에서 배운 건 아무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당장 내 밥벌이에 필요한 기술이나 전문지식을 습득하는 것은 물론이고, 복사하기, 전화 받기, 사람 사귀기, 커피 타기, 심부름하기, 인사하기 등등 아주 기본적이고 당연한 것까지도 다시 배워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뿐이랴. 사람을 만나면 연애하는 기술을 배워야 하고, 결혼을 하면 배우자가 되고 부모가 되고 가족이 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삶은 배움의 연속'이라던 어르신들의 말씀이 참 옳다는 생각이 든다.


삶이 배움의 연속이라면, 하나를 잘하는 사람보다는 이것저것 잘 배우는 사람이 세상 살기가 더 수월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 사회는 하나만 잘하는 장인이나 달인보다는, 공부도 잘하고, 돈도 잘 벌고, 인기도 많고, 놀기도 잘 노는 '엄친아', '엄친딸'에 열광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공부든 운동이든 뭐든 간에 왜 누구는 척 보기만 해도 잘 따라 하는데, 누구는 아무리 보고 연습을 해도 도통 따라하지를 못하는 것일까? 그 비밀을 알고 싶어서 집어든 책이 바로 <탤런트 코드>다.


<탤런트 코드>의 저자 대니얼 코일은 저널리스트이자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다. 저자는 인류의 오랜 과제였던 재능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1년 2개월에 걸쳐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성공적인 학습 패턴이 무엇인지 조사했다. 조사 대상은 학자, 연구가뿐 아니라 축구선수, 테니스선수, 소설가, 음악가 등 다양했다. 조사 결과는 일반인들의 예상과 크게 달랐다. 성공한 이들의 대부분은 선천적으로 재능을 타고나지도 않았고, 영재 교육을 받은 것도 아니었다. 그들은 오히려 열악하기 짝이 없는 환경에 처해 있었고, 심지어는 스승은커녕 부모의 관심조차 받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공통적인 학습 과정과 부단한 연습을 통해 마침내 성공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 세계적인 축구선수 펠레와 호나우도, 호나우지뉴, 테니스 여제 샤라포바, 가수 제시카 심슨, 브론테 자매 등이 바로 그 예다.


그렇다면 이들의 공통적인 학습 방법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일까? 첫째는 어설프더라도 끝까지 연습하고 이를 반복하는 것이다. "심층 연습은 역설을 바탕으로 한다. 바보 같아 보일 만큼 수없이 실수를 허용할수록, 즉 정확한 목적에 맞는 노력을 기울이면서 끈질기게 물고 늘어질수록 더 많이 향상된다. 혹은 약간 다르게 표현하자면, 속도를 늦추고 실수를 하면서 그 실수를 교정하는 의도적인 과정을 되풀이할수록 결국은 본인도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점점 더 민첩하고 우아한 스킬을 습득한다." (p.31)" 브론테 자매의 경우 가정환경이 매우 좋지 않았고 따로 글을 가르쳐준 사람도 없었지만, 어릴 때부터 좋아하는 이야기책을 따라서 직접 이야기를 써보는 연습을 많이 했다고 한다. 그 내용은 미숙하기 짝이 없었지만, 그 과정을 수없이 반복하고 교정하면서 세 자매 모두 영국을 대표하는 문호로 성장할 수 있었다. 이렇게 끊임없이 연습하고 반복하는 과정에서 '미엘린'이라는 신경섬유가 단련이 되는데, 미엘린층이 두꺼워지면 누구라도 엄청난 용량의 학습량을 소화할 수 있는 '천재'가 될 수 있다고 한다.


둘째는 자신을 폭발시킬 '점화 장치'를 찾는 것이다. 미엘린층을 두껍게 만들기 위해서는 엄청난 에너지와 시간이 필요하다. 엄청난 에너지와 시간을 들인다는 것은 공부할 대상을 '사랑'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사랑할 수 있는 (공부 또는 학습) 대상을 찾고, 그 후에는 끊임없이 스스로 '나라고 왜 못하겠어?',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이야' 등등의 암시를 걸고, 주변에서 끊임없이 자극을 주고 칭찬을 하고 격려해주는 것이 좋다. 여기에 학습자의 자질을 극대화하는 '마스터 코치'가 결합되면 학습자의 능력은 단기간 내에도 어마어마하게 성장할 수 있다. 사례 위주라서 책 내용을 실제로 적용한다는 것은 다소 무리일 수 있겠지만, 현재의 학습 방법이나 교육 방법에 참고로 하면 좋을 것 같다. 무엇보다도 천재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메시지가 위안이 되고 힘이 된다. 실패와 노력 없이 배울 수 있는 것은 없다는 저자의 주장은, 실수와 실패를 비난하고 거북이처럼 노력하는 사람을 비웃는 이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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