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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면서 채우는 정리의 기적 ㅣ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 2
곤도 마리에 지음, 홍성민 옮김 / 더난출판사 / 2013년 5월
평점 :
품절
나는 어릴 때부터 정리에 관심이 많았다. 그러나 정리의 길은 멀고도 험했다. 해마다 또는 계절마다 방 안에 넘쳐나는 옷과 책을 정리하고 싶어서 아무리 책과 잡지를 들춰보고 인터넷에서 살림의 고수의 비법을 찾아봐도 마음에 쏙드는 정리 비법은 찾지 못했다. 그러다가 작년 이맘때쯤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을 읽고 대청소를 감행한 결과 제목 그대로 '인생이 빛나는' 경험을 한 바 있다. 책에는 저자가 어린 시절 정리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와 정리 컨설턴트가 되기까지, 정리의 중요성 등이 주로 소개되어 있어서 자칭 '정리 마니아'인 나에게는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고 배울 점도 많았다. 하지만 어떻게 정리를 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설명 부분이 미흡하고, 사진이나 그림 설명이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었는데, 나 역시 책만 읽어서는 잘 모르겠다 싶어서 저자 홈페이지도 찾아보고, 일본 방송을 찾아서 볼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모든 독자들이 나처럼 일본어도 할 줄 알고 일본 방송을 찾아서 볼 수 있는 것은 아닐 터. 그런 분들을 위해 이번에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의 '실천편' <버리면서 채우는 정리의 기적>이 나왔다.
저자 곤도 마리에는 일본 최고의 정리 컨설턴트로, 첫번째 책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은 135만부나 팔리며 초대형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일본의 다수 방송 프로그램에 소개되었다. <버리면서 채우는 정리의 기적>은 전작의 '실천편'으로서, 물건을 잘 버리는 기술과 옷장, 화장대, 화장실, 주방 수납 정리법 등이 그림과 함께 구체적으로 소개되어 있다. 먼저 물건을 잘 버리는 기술로서 저자는 전작에 이어 '설레는가 아닌가'라는 기준을 제시한다. 다른 점이 있다면 전작에서는 '설렌다'는 것이 말 그대로 '마음이 두근댄다, 기쁘다' 등을 의미했다면, 이번 책에서는 '마음이 편하다, 편리하다, 위화감이 없다, 도움이 된다' 등 다른 의미들도 포함했다는 점이다. 저자가 처음 '설레는가 아닌가'라는 기준을 제시했을 때 많은 독자들이 '설렌다'라는 말의 의미를 잘 이해하지 못했다고 한다. 말 자체가 애매하기도 하지만, 물건을 구입할 때 꼭 가지고 싶어서, 원해서 사는 사람보다는, 필요해서, 없으면 곤란할 것 같아서, 남들이 사니까 등의 이유로 사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저자는 이러한 소비 행태를 반성하고, 정말 내가 가지고 싶고 원하는 것으로만 주변을 채우고 정리한다면 인생이 훨씬 즐거워지고 행복해진다고 주장한다.
뭐니뭐니해도 이 책의 핵심은 3장과 4장의 수납 정리법 부분이다. 3장에서는 주로 옷, 지갑, 액세서리, 화장품 수납뿐 아니라 화장실, 현관 수납에 관한 설명이 나오고, 4장에서는 주방 수납에 관한 설명이 나온다. (책과 서류 정리 방법은 전작에 나왔기 때문에 안 나온 것 같다.) 특히 3장은 옷 접는 방법뿐아니라 속옷 개는 방법과 수납하는 방법, 화장품 수납하는 방법 등 여자라면 누구나 알고 싶고 알아두어야 할 내용들이 나와있어서 요긴했다. 책을 읽으면서 바로 옷을 다 꺼내서 정리를 해보았는데, 버릴 옷도 추리고 옷을 접어서 수납하는 방법을 달리했더니 서랍 한 칸이 빌 정도로 효과를 보았다. '역시 곤도 마리에!' 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을 상대로 정리 컨설팅을 해오면서 얻은 경험칙이 있는데, 대체로 만남이 없는 사람들은 낡은 옷이나 서류가 쌓여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또한 사귀는 사람이 있어도 상대를 신뢰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남아 있는 물건들을 소홀히 다루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사람과의 관계는 물건과의 관계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반대로 물건과의 관계도 사람과의 관계를 보면 그대로 알 수 있다." (p.254) 정리를 좋아하는 사람은 대체로 완벽주의적 성향, 결벽증 성향이 높다는 말이 있지만, 어떻게 보면 삶에 대한 애착이나 기대가 높은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그래서 (나 역시 정리를 좋아하지만) 정리를 좋아하고 잘하는 사람을 보면 참좋다. 편견이 아니라, 정리를 잘 안하는 사람이 깨끗할 리 없고, 부지런할 리 없고, 계획적으로 사는 사람일 리가 없지 않은가. 실제로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정리를 매우 잘하고, 몸가짐이나 옷, 하다못해 글씨까지도 깨끗하고 가지런하게 쓴다고 한다. 정리의 마법, 정리의 기적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이 마법과 기적을 꼭 체험해 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