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인문학 - 교양 있는 아이로 키우는 2500년 전통의 고전공부법
리 보틴스 지음, 김영선 옮김 / 유유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베스트셀러 <리딩으로 리드하라>는 근래에 드물게 인문학 고전 공부의 중요성을 역설하여 화제가 되었다. 나 역시 그 책을 읽고 어렵고 재미없는 책으로만 여겼던 인문학 고전들을 들춰보았으니 저자의 주장이 효과가 있었던 셈이다. 미국의 교육전문가이자 대안교육 커뮤니티 전문가 리 보틴스가 쓴 <부모 인문학> 역시 고전공부의 필요성을 역설한 책이다. 저자는 교육전문가이면서 그 자신이 아들 넷을 홈스쿨링으로 키운 바 있는데, 홈스쿨링 내용이 기존의 학교 교육제도를 그대로 따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개발한 고전공부법을 활용한 것이어서 미국에서도 주목을 받았다고 한다. 과연 고전 공부가 효과가 있을까, 효과가 있다면 어떤 방식으로 해야할까 등등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점을 안고 읽어 보았다.


먼저 저자는 고전공부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한다. 책을 읽고 암기하고 글을 씀으로서 학습자는 단순히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배우는 방법을 배우고 문제 해결력을 익힌다. 그러나 현대의 교육은 여기까지 미치지 못하고 단기적으로 지식을 습득하고 측정하는 데 그친다. "우리는 학기마다 단계별로 나누고 따로 떼어내어 요약한 정보를 읽고 선다형 시험에 나오는 기초적인 문제에 답하면 고등학교를 졸업할 수 있었다. 마치 공장에서 물건이 '합격' 판정을 받고 출시되는 것처럼 말이다." (p.55) 저자는 고전공부를 함으로써 교과과정에 필요한 기초지식을 습득하는 것은 물론 공부습관을 함양하고 학습능력을 키울 수 있다고 주장한다. "고전공부법은 한 가지 직업 기술을 훈련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학생이 빈틈없고 능력 있는 학습자가 되도록 훈련시킨다. ... 공부 기술을 훈련한다면 선택할 수 있는 직업들이 늘 변화하는 세상에 쉽게 적응하도록 대비할 수 있을 것이다." (p.89) 고전공부의 필요성뿐 아니라 공부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서까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이제 한 가지 직업만 가지고는 살 수 없는 시대가 아닌가!


아울러 저자는 읽기, 쓰기부터 수학, 과학, 예술 등에 이르는 고전공부법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설명한다. 미국의 교과제도와 영어 학습에 기초를 두고 있다는 점, 부모의 능력과 높은 관심을 요구한다는 점, 미국에서는 일반화되었으나 아직 한국에는 확산이 덜 된 홈스쿨링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 등 당장 우리나라 교육에 적용하기 힘든 요인들이 다수 엿보였지만,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고전공부법, 홈스쿨링법이 개발되었으면 좋겠다. 무엇보다도 과외와 학원 등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 가정 내에서 독립적이고 자율적으로 교육이 이루어진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여겨진다. 부모들 스스로가 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주체적으로 해결할 노력을 해야 자식들도 그런 모습을 본받아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지 않을까? 책에도 저자가 자식들과 함께 공부했다는 대목이 많이 나온다. 이것이야말로 이 책이 주는 최고의 교훈이자 메시지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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